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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족 출신의 왕리쥔은 원래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말단 경찰이었다. 소수민족 출신이었던 만큼 향후의 희망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1993년 보시라이 전 서기가 다롄 시장으로 부임하면서 갑자기 인생에 빛이 들기 시작했다. 보 전 서기에게 잘 보이고 능력을 인정 받으면서 승진을 거듭하는 승승장구를 달린 것. 이후 그는 보 전 서기가 가는 곳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 2007년 말에는 충칭시까지 달려가서 공안국장 겸 부시장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주군이나 다름없는 보 전 서기와 수 년 동안 갈등을 빚다 2012년 2월 충칭시 미국 영사관에 진입, 망명을 신청하는 충격적 행보를 보인 것. 이로 인해 보 전 서기의 온갖 비리는 다 폭로되고 낙마에까지 이르게 된다. 결국 보 전 서기는 이어진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 역시 15년 형을 선고받고 친청 감옥에 수감됐다.
그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보 전 서기의 주변에서는 무려 4명의 측근이 횡액을 당하게 되는 셈이다. 그를 비롯해 보 전 서기의 내연녀였던 다롄TV 앵커 장웨이제(張偉傑), 돈줄이었던 다롄스더(大連實德) 쉬밍(徐明) 전 회장, 보 전 서기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59)의 내연남인 영국인 닐 헤이우드 등이 비운의 주인공들. 이들 중 장 전 앵커는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실종된 후 ‘인체의 신비전’에 시신이 전시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