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 연볜푸더(延邊富德))의 박태하 감독이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 팬들로부터 눈물의 환송을 받으면서 4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감독이 파리 목숨과 다름없는 중국 프로축구에서는 보기 드문 인상적 광경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옌볜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 사실만 해도 그의 중국에서의 감독 인생은 큰 성공을 거뒀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28일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의 구단 사무실에서 열린 송별연의 분위기를 상기하면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한다. 현지 축구계 정보에 밝은 관계자의 29일 전언에 따르면 참석자 모두가 하나 예외없이 눈물을 줄줄 흘렸다고 한다. 사실 그가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박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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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로축구 무대를 떠나는 박태하 옌볜푸더 감독이 최근 열린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무엇보다 그는 선수들과 팬들을 진심으로 대했다. 성적도 중요하나 인성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매사에 임했던 것이다. 성적 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중국 축구계에서 보면 정말 흔치 않은 일이나 그는 지난 4년 동안 진짜 초지일관 이 자세를 견지했다. 당연히 선수들과 구단, 팬들의 존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세기 90년대 말 옌볜 축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고 최은택 감독의 도펠갱어로 불렸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해 옌볜 출신인 중앙민족대학 임광욱 교수는 “고 최 감독은 당시 옌볜아오둥 감독으로 있으면서 완전 무보수로 일했다. 그럼에도 마치 아들들을 가르치듯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당연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1부리그에서 늘 중위권 이상을 유지하고는 했다. 조선족들의 영웅으로 존경을 받은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박 감독이 꼭 그런 스타일이었다”면서 두 한국인 감독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성적도 좋았다. 2014년 하반기에 팀을 맡아 2부 리그에 있던 팀을 일거에 1부 리그인 슈퍼리그에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2년 동안이나 리그에 머물도록 했다. 재정 사정으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기 어려웠던 올해에도 성적은 나름 괜찮다고 해야 한다. 2부리그 잔류가 유력하다. 올해 계약 만료로 물러날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는 4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총 42승 33무 48패의 성적을 거뒀다. 또 지충국, 지문일, 최민 등 옌볜푸더의 조선족 선수들을 중국 국가대표팀으로 키워냈다. 이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여자축구 대표팀 2진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