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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3주년]북한 음악·춤·회화…“문화계에 부는 북풍 거세다”

[창간13주년]북한 음악·춤·회화…“문화계에 부는 북풍 거세다”

기사승인 2018. 11.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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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모드 속 북한 관련 공연·전시·책 '봇물' "깊이 있는 이해와 조명 필요"
국립국악관현악단 제공 국립극장
북한 작곡가의 서양관현악곡 3곡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선보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제공=국립극장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문화계에 부는 북풍이 거세다.

‘북한’을 소재로 한 공연과 전시, 책 등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연 분야에서는 북한의 음악이나 춤을 재현하거나, 북한을 소재로 한 연극 등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북한 작곡가의 서양관현악곡 3곡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무대 ‘다시 만난 아리랑-엇갈린 운명 새로운 시작’을 오는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그간 북한 민요와 해방 이후 창작된 가요를 국악관현악으로 재창작해 선보이고, 북한 민족음악을 다수 발굴해 초연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남북 문화교류가 중단돼 온 지난 10여 년 사이의 단절을 회복하기 위해 이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표적 작곡가 리한우의 바이올린 협주곡 ‘옹헤야’, 플루트 협주곡 ‘긴 아리랑’과 정세룡의 ‘경축’이 연주된다. 이와 함께 한국 작곡가의 위촉 2곡도 발표해 남북한 음악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에 앞서 9일에는 북한 토속민요 30여곡을 감상할 수 있는 ‘북녘땅에 두고 온 노래 Ⅱ’가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유지숙 서도소리 명창 주도로 함경도의 ‘삼삼이 소리’, 평안북도의 ‘베틀소리’와 ‘발 엮는 소리’, 황해도의 ‘시집살이 노래’ 등을 연주됐다.


이경성신작_러브스토리
연극 ‘러브 스토리’의 한 장면.
개성공단 전면 폐쇄로 하루아침에 생이별하게 된 남북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연극 ‘러브 스토리’는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 중이다.

이밖에 현대무용계 한류스타 안은미가 6, 10월 ‘안은미의 북.한.춤’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판문점을 사랑의 해방구로 설정한 연극 ‘모텔 판문점’이 지난달 관객과 만났다.

남북한 연극인들이 함께 하는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단체인 ‘남북연극교류위원회’가 출범하고, 서울예술단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연예술 남북교류 아카데미’를 여는 등 공연계 남북교류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안은미의 북한춤_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1)
‘안은미의 북한춤’의 한 장면./제공=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미술계에서도 ‘북한’은 뜨거운 화두다.

11일 폐막한 광주비엔날레에서는 북한 회화 전시가 열려 큰 관심을 모았다. 바윗돌을 힘겹게 깨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노동자들을 그린 ‘청년돌격대’를 비롯해 조선화 22점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7월 5일부터 9월 2일까지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선보인 현대미술 전시 ‘개성공단’에는 약 7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열린 임종진의 북한 사진전도 주목을 끌었다. 1998∼2003년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6차례 방북한 작가가 당시 촬영한 평양 모습을 선보인 이 전시는 반응이 뜨거워 전시기간을 연장했다.


광주비엔날레 북한 회화 전시
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전에 나온 조선화 ‘청년돌격대’./연합
서점가에도 북한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탈북민 출신 전문 기자들이 평양의 발전 양상을 보여주거나,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알려주는 책들이 다수 출간됐다. 남북 경제 공동체 건설과 관련된 책도 등장했다.

북한 관련 책 판매량도 급증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월 대비 19.5배(약 2만2600권) 증가했다.

태영호 전 영국 북한 공사의 증언집 ‘3층 서기실의 암호’, 북한 전문가 박한식 교수와 강국진 기자가 같이 쓴 ‘선을 넘어 생각한다’, 1990년대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한 ‘흑금성’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 ‘공작’의 동명 원작 등이 많이 팔렸다. 일본 작가 하쓰자와 아리, 독일 작가 줄리아 리브 등의 북한 사진집도 인기몰이 중이다.

이처럼 문화계가 북한을 주목하는 이유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데다, 북한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분단이 심화시킨 남과 북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황석 문화평론가는 “독일 통일 당시에도 600번이 넘는 문화교류 행사가 통일의 초석이 됐듯 남북 문화교류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 문화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제대로 된 조명이 필요하다. 알맹이 없는 북한 이름팔이 식의 문화콘텐츠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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