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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공장 안에 박물관·초록숲...그곳엔 따뜻한 감성이 있다

[여행] 공장 안에 박물관·초록숲...그곳엔 따뜻한 감성이 있다

기사승인 2018. 11. 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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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팩토리투어'
여행/ 한독의약박물관
1964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은 보물 6점을 포함해 보존 가치가 높은 의약 관련 사료 약 1만여점을 보관, 전시한다. / 사진=음성군 제공


여행의 테마는 무궁무진하다. 장쾌한 풍광을 좇을 수 있다. 맛난 먹거리도 훌륭한 주제가 된다. ‘산업관광’이라는 것도 있다. 기업체의 생산현장, 과거 산업유산, 재래·전통산업 등을 체험하는 여정이 여행의 테마가 된다. 포스코의 거대한 제철시설을 구경하던 것을 떠올리면 된다.

그런데 요즘 산업관광은 트렌드가 참 많이 달라졌다.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시설을 돌아보기보다 문화예술체험이 가미된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참여하기 딱 좋은, 소프트한 프로그램들이 반응이 좋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맥주공장을 방문해 제조과정을 둘러본 뒤 시음을 하고 맥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식이다.

산업관광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관광객은 산업관광지를 통해 평소 호기심을 해소하고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여행 기분을 낸다.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래서 정부도 산업관광 프로그램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알찬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해 홍보·마케팅 등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행/ 한독의약박물관 08
동서양 각국의 의약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한독의약박물관 국제관./ 사진=음성군 제공
여행/ 한독의약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 소화제만들기체험./ 사진=음성군 제공


충북 음성에는 의약품·맥주·소시지·두부·화장품·침대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약 2400개의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산업관광지로서 적합한 도시라는 이야기다. 수도권에서 접근도 수월하다. 충북이지만 경기도 이천시·안성시와 인접했고 3개의 고속도로가 관통한다. 잘 개발하면 이름난 경승지 못지 않은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충북 음성의 ‘팩토리투어’는 대표적인 산업관광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문체부의 산업관광지 공모에 선정된 후 현재까지 뿌리를 잘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음성의 경우 민·관이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는 열정이 뛰어나다”며 “특히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관광 특성상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는 필수다. 현재 음성은 기업들의 지원으로 팩토리투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팩토리투어센터도 운영중이다.

팩토리투어의 명소 몇 곳을 소개하면 이렇다. 우선 음성군 대소면의 한독의약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보물 6점을 포함해 보존 가치가 높은 의약 관련 사료 1만여점을 보관, 전시하는 곳이다. 선조들의 의약 발자취를 돌아보는 한국관, 동서양 각국의 의약자료를 전시한 국제관, 한독의 기업 역사를 보여주는 한독 사료실, 창업자 김신권 명예회장의 기증품을 전시한 제석홀 등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9000여권의 의약서적을 소장한 의약도서실도 갖췄다.
 

여행/ 팩토리투어센터
음성 산업관광의 허브 ‘팩토리투어센터’/ 사진=음성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워할 볼거리가 많다. 동의보감, 의방유취 등 TV나 교과서 속 의약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예약을 통해 소화제 만들기, 혈액형 알아보기, 치약 만들기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소화제 만들기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박물관 속 갤러리인 ‘생명갤러리’에서는 생명에 대한 현대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한독의약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1964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박물관이자 전문박물관이다. 1995년 충북 음성으로 확장 이전했다.

팩토리투어센터는 꼭 들러본다. 한독 생산공장 내 약초원을 리노베이션해 만들어진 팩토리투어센터는 음성 산업관광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음성의 산업관광 관련 정보를 얻을 수있다. 투어 팩토리·그린 팩토리· 플레이 팩토리로 구성돼 있는데 투어 팩토리는 음성 내 기업과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 정보와 음성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그린 팩토리는 조경이 잘 돼 있어 숲 속에 온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잇다. 플레이 팩토리는 사랑의 묘약 만들기 등 본격적인 제약 팩토리투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좋아한다.
 

여행/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국내 최초로 수제 맥주를 직접 생산, 판매하는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사진=음성군 제공
여행/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021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다양한 맥주들./ 사진=음성군 제공
여행/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다양한 맥주들./ 사진=음성군 제공


다음으로 음성군 원남면의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를 기억한다. 국내 최초로 수제 맥주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대표 제품은 맥주 브랜드 ‘아크(ARK)’다. 아크의 클래식 라인은 다채로운 맛과 풍미, 철학을 담아 한국 맥주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몰트·밀 맥아·오렌지 껍질·국산 생강 등을 사용해 감칠맛을 낸 밀 맥주 ‘아크 허그미’, 진한 몰트향이 매력적인 ‘아크 비하이’가 시그티처 맥주다. 슈퍼마켓이나 이름난 바에서 볼 수 있었던 ‘평창’ ‘서빙고’ ‘동빙고’ ‘해운대’ ‘불싸조’ 등 다양한 지역 수제맥주 등 ‘지역 맥주 시리즈’가 탄생한 곳도 여기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생산공장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을 통해 참가예약이 가능하다. 맥주의 생산과정을 참관하고 숙성실에서 갓 뽑은 생맥주를 맛보는 일정으로 구성된다. 일정은 매달 말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다. 서울에서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를 왕복하는 버스 이용권과 투어 프로그램 참가가 포함된 프로그램도 있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탭룸에서 제공하는 모든 종류의 크래프트 맥주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B.I.P 티켓’도 온라인으로 판매 중이다.  

여행/품바재생예술체험촌 01
재활용 자원을 이용해 만든 품바재생예술촌의 작품들/ 사진=음성군 제공
여행/ 품바재생예술체험촌 07
재활용 자원을 이용해 만든 품바재생예술촌의 작품들/ 사진=음성군 제공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위치한 음성군 원남면에는 음성품바재생예술체험촌이 있다. 이름처럼 자원을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정크아트’를 내세우는 문화공간이다. 작가들이 상주하고 있는 이곳은 미술·공예· 연극·정크아트 등 창작문화예술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문화공연장·품바 치유센터·자린고비 공작소·꼬마 재생학교·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기업의 생산현장을 돌아보는 산업관광지와 성격은 좀 다르지만 이색 전시물과 다양한 예술체험이 흥미를 끈다. 찌그러진 캔·연통·폐컴퓨터 등을 조립해 조형작품을 만들고 나무나 도자기 등을 이용해 자신만의 소품을 제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내 문화공연장에선 벨리댄스 등 공연예술을 배워보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충북 음성 외에도 전국에 흥미진진한 산업관광지가 참 많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여행 정보포털 ‘대한민국구석구석’ 홈페이지 ‘산업관광’ 카테고리에는 500여곳의 산업관광지 정보가 올라와 있다. 알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산업시설물들도 재미있고 알찬 여행의 테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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