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르포] 대만 타이베이서 국민투표 앞두고 ‘동성결혼 반대’ 가두행진·집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81117010013963

글자크기

닫기

문누리 기자

승인 : 2018. 11. 23. 18:34

KakaoTalk_20181123_181355620
지난 1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가두행진 모습./사진=문누리 기자
대만 ‘지방선거·국민투표 날’인 24일을 앞두고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가두행진과 집회가 열렸다.

지난 1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가두행진에선 “나는 집을 사랑한다, 나는 투표한다”는 뜻의 ‘워아이지아(我愛家), 워공토우(我公投)’를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기존의 ‘1남 1녀 1가정’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국민투표 내용 중 10~12번을 동의하고, 14번과 15번은 동의하지 않는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가두행진은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이후 25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동시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공직자들도 나와 유세했다.

KakaoTalk_20181123_181733918
대만 국민들은 24일 직할시 시장 등 1만1000여명 공직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와 동성결혼 합법화 등 국가적 중대 사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특히 이번 국민투표 안건 중 5건이 동성결혼 내용 등과 관련이 있어 국민투표 찬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국민투표는 투표 연령이 20세에서 18세로 낮아져 투표권자가 60여만명이 증가했다. 앞서 대만 중앙선거위원회는 국민투표 안건은 현재 1979만 명인 국민투표권자의 25%인 495만명이 찬성해야 통과된다고 밝혔다.

현재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무지개 교통카드 사용 추진과 홍보 영화와 홍보 팸플릿 배포 등을 통해 지지를 유도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통과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13일 나온 대만민의기금회(TPOF)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성 2인이 혼인관계를 맺는 것을 민법 혼인 규정으로써 보장한다’에 찬성한 사람은 25.6%, 반대는 65%에 달했기 때문이다. 또 ‘민법 혼인 규정은 반드시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의 결합으로 제한해야 한다’에 대한 찬성 의견은 77%, 반대는 17%에 그쳤다.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 시도는 2003년 퀴어 퍼레이드를 통해 시작됐으며 이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2016년 대선 후보 자격으로 처음 “저는 혼인평등권을 지지합니다”라고 발언, 합법화 행보가 가속화됐다. 이어 대만 최고법원인 사법원의 대법관 회의가 2017년 5월 동성결혼을 금지한 대만 민법의 혼인 규정을 위헌판결해 2년 내 관련 법률을 수정 또는 제정하도록 결정했다. 위헌 결정에는 3분의 2 이상 대법관의 찬성이 필요했는데, 동성혼 위헌 결정에는 12명이 찬성했으며 2명은 반대했고 1명이 기권했다. 이와 관련 현재 입법원(국회)은 민법을 수정해 해결하자는 의견과 특별법을 만들어 해결하자는 의견으로 나뉜 상태다. 하지만 대다수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은 선거구 압력과 자신의 종교적 색채 때문에 국민투표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KakaoTalk_20181123_181734867
지난 1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집회 모습./사진=문누리 기자
이밖에도 이번 국민투표에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사용할 ‘대만’ 명칭 채택과 탈원전 중단,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후쿠시마와 주변 4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 수입 금지 조치 지속, 화력발전소 건설 등의 여부가 결정된다.

KakaoTalk_20181123_181357100
1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집회에서 유세에 나선 정치인들 모습./사진=문누리 기자
문누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