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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모이'/사진=김현우 기자 |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려고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가 2019년 개봉한다.
3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을 모으는 이야기다. 일제강점기라는 암흑 속에서도 인간미 넘치는 웃음과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맡았던 엄유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엄유정 감독은 제목 '말모이'애 대해 "감독은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 제목이 말모이였다"며 "주시경 선생이 돌아가신 뒤에 사전 작업을 하며 전국의 말을 모았는데 그것을 '말모이 작전'이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라 하면 독립군이나 위대한 영웅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말모이'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말을 모아서 보내줬던 수 많은 이름없는 사람들이, 함께 사전을 만들었다는게 매력적이었다. '한 사람의 열걸음 보다 더 큰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첫 영화다보니 배우 욕심을 좀 냈다. 사람이 빛나는 영화가 되길 바래서 시나리오 쓸때부터 유해진 선배를 생각했다. 친근하고 따뜻하고 언제나 영화속에서 빛나는 배우다"며 "무엇보다 말맛이 나는 영화여서 유해진 선배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글을 하나도 모르던 까막눈에서 말모이에 적극 독참하게 되는 판수 역할을 맡았다. 평범한 소시민에서 글과 말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우리 말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들을 그려낼 예정이다.
유해진은 "우리나라 말이 아름답게 지켜졌구나. 우리나라 말을 지킨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봤다"며 "전체적으로는 순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데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판수는 한심한 사람이기도 하고 무식한 사람이기도 하다"며 "까막눈이 한글을 알아가는 변화가 있고 가장, 아버지로서의 성장이 있다. 그 변화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범죄도시' 장첸으로 인상 깊은 열연을 펼쳤던 윤계상은 이번 영화에서 조선어학회 회장 정환 역을 맡아최초의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앞장서는 인물을 연기했다.
엄유정 감독은 윤계상의 캐스팅에 대해 "윤계상은 조선어학회 대표랑 같다고 느꼈다. 그의 필모를 보면 끊임없이 힘든 도전을 해왔는데, 사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환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보였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제가 진짜 그 사람이 될수는 없지만 '진짜'에 다가가면서 캐릭터와 함께 저도 성장한다. '말모이' 찍을때는 조선어학회 대표로서 혼자 묵묵히 지켜내는게 힘들기도 했는데, 찍고나서 느낌은 연기는 이렇게 해야되는거구나, 앞으로 작품 할때도 이렇게 진정성을 가져가야하는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유해진과 윤계상 두 사람은 영화 '소수의견'에서도 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윤계상은 다시 만난 유해진에 대해 "인간적으로나 배우로서 정말 존경한다. '소수의견'때 혜진 형님의 위트감이나 진정성 있는 모습이 '말모이' 때는 백배였다. 판수의 유쾌한 부분을 정말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잡아가는데 대단했다. 내가 형님의 에너지를 따라 갈수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유해진은 "윤계상은 드립커피 같은 배우다.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시간들이 쌓이고 있는 것 같다"며 윤계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 외에 조선어학회 멤버로는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사람냄새 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했다. 유해진은 '말모이'에 대해 "따뜻하고 순한 순두부 같은 영화다. 그렇다고 심심한 것은 아니고 먹을만한 양념이 있다.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말모이'는 내년 1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