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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수건 짜는’ 카드사들…“구조조정은 시간문제”

‘마른수건 짜는’ 카드사들…“구조조정은 시간문제”

기사승인 2018. 12.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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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6000억원. ‘카드수수료 인하’로 국내 카드사들이 당장 내년부터 껴안을 손실 규모다. 올해 카드업계 당기순이익 예상치 1조65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기존 수수료 인하분 6000억원에 추가로 8000억원이 더해지는 바람에 카드업계는 말 그대로 마른 수건을 또다시 쥐어짜야만 한다. 업계에선 수년간 연이은 수익성 악화로 인력을 조금씩 줄여온 데다가 내년 수수료 인하안의 타격까지 더해진 상황인 만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단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의 임직원 수는 꾸준히 하강곡선을 그려왔다. 업계 1위사 신한카드의 임직원수는 2015년 3151명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 들어 2570명으로 줄어들었다. 약 3년 만에 18%가량 감축한 셈이다.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도 같은 기간 각각 344명, 542명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인력을 줄인 데에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영향이 크다. 실제로 금융기관 수익성 지표를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비율)은 2014년부터 하향세다. 2014년 9.5%였던 ROE비율이 지난해 5%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는 금융업권 최저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 카드업계 당기순이익도 9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줄어들었다.

‘인력 한파는 시간문제’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카드는 창사 이래 첫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롯데카드는 매각을 공식화한 만큼,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한 카드사 노동조합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력이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인데, 아직까지 그룹 계열사로 인력을 흡수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인력이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정부 눈치보기를 하고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수수료 개편안 여파로 비용절감이 불가피한데, 인력 구조조정도 눈치를 봐야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 노조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한) 정부와 정치권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각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당장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면 인력 구조조정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의 은행 사업본부로 흡수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의지가 강한데다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도 기존 카드업의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계 카드사 대다수가 삼성, 현대 등 기업계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이 적은 만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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