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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양 온수관 사고… 방심하면 안전은 없다

[사설] 고양 온수관 사고… 방심하면 안전은 없다

기사승인 2018. 12. 0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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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도로에서 갑자기 펄펄 끓는 물이 솟아올라 운전자가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났다. 고양시 지하철 백석역 근처에서 4일 밤 지하에 매설된 난방 배관이 파열해 섭씨 100도의 물이 상가와 주변으로 흘러넘쳤다. 사고로 차 안에 고립됐던 운전자가 죽고 여러 명이 화상을 입었다. 주민들이 대경실색했을 것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관리하는 안지름 850㎜ 열 수송관은 지하 1.5m 깊이에 묻혔는데 노후한 관이 압력이 높아지면서 터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왕복 4차선 도로가 파손되고 인근 4개 아파트단지 2860가구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 노후 수송관을 방치한 사실만으로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는 2016년 6월에도 난방용 열 수송관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노후관 사고로 봐서는 안 된다.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봐야 한다. 지난달 30일의 KT 아현지사 지하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 인터넷과 유무선 전화, 심지어 일부 군통신망까지 먹통으로 만든 일이 있다. 지난 10월에는 고양 기름저장소에 불이나 소동을 겪기도 했다. 관리자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말하자면 인재인 셈이다.

추위가 시작돼 겨울철 안전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조심할 것은 화재다. 제천화재 참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서울 고시원 화재 같은 대형 화재 말고도 작은 화재는 매일 발생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연평균 4만3000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300명씩 사망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전체의 64%였다. 화재사고만 철저히 예방해도 인명과 재산피해를 크게 줄인다.

당국은 이 기회에 위험 시설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주유소, 가스충전소, 통신 및 전기 시설, 수도관과 열 수송관, 대형 백화점과 시장, 목욕탕, 병원, 철도와 항공, 선박 등은 작은 실수로도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순간의 실수나 방심도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 시설들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해당 기관, 국민 각자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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