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터키, 서방 이탈 가속화…중동에서 높아지는 중·러 존재감

터키, 서방 이탈 가속화…중동에서 높아지는 중·러 존재감

김예진 기자 | 기사승인 2018. 12. 05. 17: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플러스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라인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181205175251
중동과 유럽 사이에 위치한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국으로 서방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나토 동맹국인 미국과 유럽의 우려를 살 정도로 러시아·중국에 대한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터키의 ‘서방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인데, 이는 중동 지역 전체에 대한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 정세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4일 터키가 전통적인 우방 미국에서 등을 돌리고 러시아·중국에 밀착하고 있어 중동의 정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터키는 최근 러시아에서 최첨단 방공 미사일 체계인 S-400을 구매하기로 해 미국과 유럽의 반발을 샀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초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터키가 러시아의 최첨단 방공 미사일 체계인 S-400 구매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신예 전투기인 F-35 판매를 취소하는 징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터키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변경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미 결정된 거래라서 내가 취소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터키는 경제 분야에서도 러시아와의 밀월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크스트림’(TurkStream·터키스트림) 해저구간 완공식에 함께 자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러시아를 “터키의 믿을 만한 파트너”라고 추켜세우며 교류 확대에 뜻을 함께 했다. 터키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흑해 해저를 경유해 터키와 남동 유럽에 공급하는 총연장 1369㎞의 가스관. 2개 라인이 모두 완성되면 터키와 남동 유럽으로 연간 157억5000만㎥에 달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공급된다. 이날 행사는 터키스트림의 해저구간 930㎞가 완성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됐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진행중인 중국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일환으로 터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ICBC)은 올해 터키에 36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결정했다. 터키 인프라 정비사업에 24억 달러, 터키 국영 석유·가스 수송회사의 저장시설 확충에 12억 달러가 투입된다. 중국 IT 공룡인 알리바바그룹은 터키 쇼핑몰에 출자하고, 중국 ZTE는 통신기업인 네타스를 인수하는 등 터키에서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의 존재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통해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일본도 최근에는 낭패를 보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에서 터키와 양호한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최근에는 터키와 합의했던 원자력 발전소 건설까지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터키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서 빠진다면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갈 나라는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터키에서의 미국 존재감 저하, 반면 러시아와 중국의 득세는 중동 정세에 그림자를 드리울 공산이 크다. 터키는 시리아·이란에 인접한 나라로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중동 전체의 정세 또한 불안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