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속 빈곤·일상 외로운 '고(高)스트레스 사회'
공공·민간 협력 '굿거버넌스' 구축, 공공의식·사회공헌
'품위 있는 인간, 품격 있는 사회'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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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실현은 과거 고속성장 과정의 부작용인 사회적 병폐를 치유하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은 가난에서 벗어나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를 일구었고 이어 민주화 투쟁을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의 토대를 공고히 다지는 등 상당히 진전된 정치적 가치를 실현해 왔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한류(韓流)로 대변되는 문화강국, 선진국 3050클럽 가입 등 세계사에 유례 없는 기적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병폐를 치유하는 일은 매우 부진했습니다. 그동안 압축성장은 우리 사회에 반칙과 비리, 폭력의 만성화를 야기하는 한편 남을 존중하기보다는 불신과 증오를 키워 왔습니다. 물질숭배와 극심한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소득격차를 심화시켜 우리 사회는 통합은커녕 분열로 치달으며 공동체를 황폐화시켜 왔습니다.
상식과 순리가 통하며 공정한 경쟁 속에 상생하며 서로 이익이 되는 자리타리(自利他利)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선진사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핵심 과제입니다.
◇고속성장 부작용인 사회적 병폐 치유부터 시작
21세기는 이러한 부작용에 더해 경제성장이나 민주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난제들이 제기되고 대대적인 혁신을 촉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른 급격한 변화가 우리를 유토피아로 이끌지, 디스토피아로 빠뜨릴지 불투명한 문명의 전환기에 처해 있습니다.
나만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공동체를 훼손하면서 인간성의 파탄과 소외로 이어지고 저성장으로 인한 불만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 결혼기피, 저출산 초고령화, 저성장과 사회적 활력의 둔화, 비주택거주자의 급증, 다문화가정과 난민문제, 미투(Me too) 등 성평등 과제, 갑질문화 등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효과적으로 대처해야할 때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와 쓰레기 대란, 점차 악화되고 있는 환경문제 해결에도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유엔(UN)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10위권의 경제대국이란 위상에 걸맞지 않게 행복지수가 156개국 중 57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고 일상이 외롭고 곤고한 고(高)스트레스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과 경쟁만능의 문화를 넘어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며 상생하는 새로운 생활양식의 창출이 참으로 긴요한 때입니다. 사회적 가치란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가치로서 개인의 편익을 초월해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누리고자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풍요 속의 빈곤과 일상 외로운 고(高)스트레스 사회
전통적으로 유럽에서는 자원봉사단체나 사회공헌을 중시하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선도해왔습니다. 또 미국에서는 민간 기업이나 부자들이 기부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사회적 기업의 활동공간이 제한적이고 민간기업의 공익재단 출연 효과가 의문시되면서 상대적으로 정부나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시돼 왔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굿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찾아 나서고 정부·공공기관·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모두가 공적 조직이라는 인식 속에 역동적으로 헌신함으로써 공공의식의 함양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가치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정부가 정부합동평가에 사회적 가치 지표인 일자리 창출, 저출산대책, 기초생활 보장, 성(性)평등 실현, 소외계층 보호, 일과 생활 균형 등을 반영한 것은 지극히 올바른 방향입니다.
지방공기업이 지역에의 공헌, 친환경 경영 같은 사회적 가치구현 사업에 참여하는 것 또한 매우 긍정적인 행보입니다. 노인지원재단이 보건복지부의 자금 지원 속에 전국노인지회의 인력을 활용해 5년차 계속 사업으로 벌이고 있는 ‘재능나눔 활동’은 노년세대의 자긍심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사회공헌 활동입니다.
◇공공·민간 협력 ‘품위 있는 인간, 품격 있는 사회’ 지향
나아가 최근 국내 한 기업이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희망나눔 운동’을 전개하면서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한 것이나 또 다른 한 기업이 기업·학교·비영리기관 등으로 구성된 사회공헌연합체 ‘행복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결식아동돕기 활동에 나선 것은 매우 유용한 일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의 실천은 고도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분야나 배제된 사람을 지원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영국의 공공서비스 혁신, 자금조달의 자유화, 일본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시스템 설정, 싱가포르에서 추진 중인 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고 공공질서를 위한 클린 & 그린 정책 등은 본받아야 할 좋은 사례입니다.
이처럼 뿌리 깊은 폐해를 치유하고 새롭게 제기되는 사회적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해 우리 사회가 ‘품위 있는 인간, 품격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그야말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사회기풍을 조성하는 핵심적 가치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소명 앞에 아시아투데이는 새해에도 각종 행사·세미나·기획기사 등을 통해 사회적 공기인 언론으로서 실질적인 해법과 대안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데 앞장 서 나가겠습니다.
아시아투데이의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성원과 도움을 주신 독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시아투데이는 새해에도 사실에 더욱 겸손하며 독자와 국민에게 ‘더 좋은 뉴스’ ‘더 유익한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보다 열심히 뛸 것임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