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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 스티븐스 전 미국대사가 보는 2019 북 비핵화 협상, 한미동맹

‘심은경’ 스티븐스 전 미국대사가 보는 2019 북 비핵화 협상, 한미동맹

기사승인 2019. 01. 0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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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인터뷰
"문 대통령, 비핵화 협상 관리 공로 인정"
"긴 과정 협상, 긍정적 측면에 초점, 계속돼야"
"비핵화 협상, 한국 역할 더 중요해져"
"한미관계, 성숙·안정·회복력 있어"
스티븐스 소장 인터뷰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워싱턴 D.C. KEI 사무실에서 진행된 2019년 신년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 관련 신뢰구축 조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협상에는 위험 요소가 따르고 상대의 배반이 있으면 더욱 회의적으로 될 수 있지만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협상 관련 신뢰구축 조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협상에는 위험 요소가 따르고 상대의 배반이 있으면 더욱 회의적으로 될 수 있지만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미국 워싱턴 D.C. KEI 사무실에서 진행된 2019년 신년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데 지난해 남북 및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됐다”면서 “이는 긴 과정이 될 것이고, 전 세계 국가 간 협상 이행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으며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총영사로서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참여해 1998년 ‘성(聖)금요일 협정’ 체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 리더십과 도전적 정치환경에서 비핵화 협상 과정 관리 공로 인정받아야”

그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의 한국 정부 역할과 관련, “2017~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unconventional) 리더십과 도전적 정치환경을 감안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과정을 관리한 공로(credit)를 인정받을 만하다”며 “매우 도전적이며 정파와 관계없이 모든 한국 정부가 달성하려고 열망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시키려는 그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랫동안 남북관계 프로세스와 한미동맹을 관찰해왔고, 한반도 비핵화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주의 깊게 진전시키면서 미국과 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서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적 비핵화 과정은 워싱턴의 베테랑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일종의 낯선, 한국이 지금까지와 다르고 더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등 전 세계적 전환기에 한국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면서 민주화를 이룩한 크고 긴 변화가 있어 한국의 역할론이 과거와 다른 변화의 시기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 인터뷰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워싱턴 D.C. KEI 사무실에서 진행된 2019년 신년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 “협상, 과거에 기반 두지만 환경은 변해...협상 이행에 긴 시간 필요”

스티븐스 소장은 미국 워싱턴 조야, 특히 과거 북·미 협상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회의적이라는 데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협상은 항상 과거의 노력에 기반을 두고, 주요 문제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환경은 바뀐다”며 “많은 사람이 ‘성금요일 협정’이 과거 실패한 합의의 반복이라고 비판했지만 상황은 변했고, 결국 합의가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평화적일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제로 끝나지 않는 과정”이라며 “‘성금요일 협정’은 단지 시작이었고, 이것이 완전히 이행되는 데 수년이 걸렸다. 그 이후에 또 뒷걸음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는 실제적이고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강조했다.

◇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주는 교훈

스티븐스 소장은 북아일랜드 평화협상과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이 모두 다르지만 몇 가지 교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높으면 안 된다”며 “추가적 전제조건은 협상이 순조롭게 시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어가 중요하다”며 “협상 당사자 간 용어 해석이 다를 수 있어 논의를 통해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더 큰 맥락과 외부 플레이어가 중요하다”며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의 경우 영국·유럽연합(EU)·미국이 각각의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한미관계, 성숙·안정·회복력 있어...한·미 공유가치, 현재의 정치 초월한 현실”

스티븐스 소장은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 차이 등에서는 오는 한·미 간 균열 우려에 대해 “한미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한미관계는 성숙하고 안정적이며 회복력이 있다”며 “이는 강력한 제도적 뿌리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력한 사람과 사람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유된 가치는 구호가 아니라 현재의 정치를 초월하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앞으로의 과정은 과거보다 더 서울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이는 한미동맹의 균열 징후가 아니라 한국이 더 자신감을 가진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스티븐스 소장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SK그룹 사무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 “비핵화 협상, 정상회담만으로 모든 것 이룰 수 없어...상대 이해에 모든 수준의 대화 필요”

스티븐스 소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고위급 및 실무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속적 협상 과정이 정착되지 않은 게 우려스럽다”며 “정상회담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자들이 상대방의 요구를 이해하고, 상대 정부의 주요 우선 사항을 파악할 수 있게 하려면 모든 수준에서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는 예를 들어 평양이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또 다른 신뢰구축 조치 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더 잘 이해하고, 비핵화 조치를 논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는 보다 큰 신뢰와 진전을 위한 토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몇 가지 구체적 조치들이 있었다”며 “북·미 간에도 더 많은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소장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 신년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 앞서 미국 워싱턴 D.C. KEI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 “새해, 한·미 외교관과 일반 미국 시민들의 교류 기회 확대...서울·워싱턴 협력 심화에 도움 될 것”

스티븐스 소장은 KEI의 역할과 새해 계획과 관련, “미국인의 한국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데 이는 부분적으로 2017~2018년 북한과 관련된 긴박한 상황 때문”이라며 “2019년엔 서울과 워싱턴 주재 한·미 대사를 포함해 한·미 외교관이 일반 미국 시민들과 교류할 기회를 늘리는 등 KEI의 전통적 프로그램을 더욱 심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KEI의 디지털 미디어 입지를 확대하고, 블로그·뉴스레터·팟캐스트를 통해 한국에 관한 공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한국의 근대화 여정과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과 지식이 더 확대되면 서울과 워싱턴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미 외교관 생활 37년, 한국과 특별한 인연

스티븐스 소장은 1978~2015년 37년 동안 미 국무부·백악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담당 고위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중국·인도·구(舊)유고슬라비아·포르투갈·북아일랜드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외교관이 되기 전인 1975~1977년 평화봉사단원으로서 충남 예산과 보령에서 활동했으며 1984~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과 부산 미국영사관에서 근무한 후 2008~2011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낼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주한 미국대사 재직 시절엔 한국명 ‘심은경’으로 불리며 한국민, 특히 젊은 청년들과 4대강 등 전국을 자전거로 순례하는 ‘자전거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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