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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아시안리뷰의 6일 보도에 따르면 태국 투자청은 여러 전기자동차 관련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신설 경제특구인 ‘동부경제회랑(EEC)’에 외국 자동차업체 조립라인을 유치하기 위해 2017년 3월부터 투자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30년까지 120만대의 전기자동차가 운행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초로 태국에 전기자동차를 론칭한 닛산자동차는 태국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인프라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전기자동차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화석연료와 바이오연료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 특히 태국 정부는 지난 30여년 간 바이오연료 산업을 육성해 왔다. 태국의 연간 사탕수수 생산량은 1억1000만t 이상이며, 연간 1200만t의 야자를 생산하는 세계 3대 야자유(팜유) 생산국이기도 하다. 이는 시장에 공급과잉을 불러왔다.
태국 정부는 그간 팜유 생산자들에게 지지가격제도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지만 총선이 목전에 다가오자 태도를 바꿨다. 내각은 10억 바트 이상의 비용을 들여 야자를 수매하고 발전소 연료로 벙커유 대신 야자유를 활용하도록 해 야자 가격을 지탱하는 안을 승인했다. 스리 지라뽕판 에너지부 장관은 “태국전력청(EGAT)은 농부들로부터 16만t의 팜유를 구입, 전력발전 자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태국은 바이오연료의 수요를 지탱하고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벌써 20년 넘게 모든 벤젠 제품에 10% 이상의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스리 장관은 “이 두 가지 조치를 통해 팜유 수요를 24만t까지 늘리고 잉여 분량을 20만t 이하의 정상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것이 단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더욱 명확한 계획을 세워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태국에탄올제조협회 젯사다 웡와타나신 부회장은 “현재 전기자동차 증가로 인한 바이오연료 수요 감소에 대해 공식적인 전망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오연료 수요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은 바이오연료 생산과 관련해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나라”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계속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 바이오디젤생산자협회 사닌 트리야논드 회장도 정부가 바이오연료 업계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데 보다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보다 명확한 그림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이오연료 생산자들이 앞으로 다른 생화학제품들로 생산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리의 연착륙을 지원해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