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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최선희 ‘합숙 담판’ 스타트…한국 중재자 역할 주목

비건·최선희 ‘합숙 담판’ 스타트…한국 중재자 역할 주목

기사승인 2019. 01. 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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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서 3박4일 협상
노출 최소화…협상 타결 의지
이도훈 본부장 합류 촉각
김정은 친서 받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 댄 스케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 댄 스캐비노 트위터 캡쳐
미국과 북한이 2월 말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각각 이끄는 미국과 북한 협상팀은 20일(현지시간) 스웨덴 측이 스톡홀름 근교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계기에 이틀째 협상을 벌였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도 전날 도착해 스웨덴 측이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북·미 협상팀은 22일까지 숙식을 함께하며 2차 정상회담을 조율할 계획이며,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정은 북·미의 북핵 협상 실무대표인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의 첫 회동이라는 점에서부터 의미 있다.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임명된 이후 6개월 동안 북측 카운터파트인 최 부상을 만나지 못했다.

최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날 때도 비건 대표는 자리를 함께했으나 최 부상은 스웨덴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상견례’와 동시에 한 달 남짓 남은 2차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북·미는 앞서 고위급 회담 이후 ‘2월 말 정상회담 개최’만 발표했으며, 회담의 세부 날짜와 장소, 구체적인 의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워싱턴에서의 북·미 고위급회담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후속 협상 임무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양측의 의지만 있다면 테이블이 만들어졌으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먼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미가 8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스몰 딜’부터 성사시킬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상회담 장소·날짜·의제 디테일 마련 관건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핵 리스트 제출을 미루는 대신 영변 핵시설 폐기 및 동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와 미국의 부분적인 제재해제를 교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협상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출퇴근 협상이 아닌 제3국 합숙담판이라는 형식을 취한 점도 관심을 모은다. 언론이나 일반인들로부터의 노출을 최대한 피해 보안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화와 협상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양측의 의지를 보여준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처음 만난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긴 어려운 자리이며 이번 만남에서 양측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후속 실무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하고, 평양에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다만 협상이 끝나는 22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본국에서 ‘통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협상에 참여하는 한국 대표단은 남북, 한·미, 남·북·미 연쇄회의를 통해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미국에 종전선언과 대북인도적 지원, 북·미 대화채널 개설 등의 대북 상응조치를 제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구체적인 중재안을 마련해서 영변 핵시설만이라도 철저한 신고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 통신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스웨덴을 방문해 비건 대표와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스웨덴이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다자협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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