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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CIA 부국장과 비밀회동, 정찰총국장 시절 북미 정보채널 개설”

“김영철, CIA 부국장과 비밀회동, 정찰총국장 시절 북미 정보채널 개설”

기사승인 2019. 01. 2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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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영철, 워싱턴서 비숍 CIA 부국장 비공개 회동"
"북미 정보채널 최소 10년간 가동, 북미정상회담 중요한 역할"
"김영철, 정찰총국장 때인 2009년 정보채널 개설"
"핵심 메시지, 정보채널 통해 이뤄져"
US NKorea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17~19일 미국 워싱턴 D.C. 방문 기간에 비밀리에 미 중앙정보국(CIA) 측과 접촉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WSJ은 미국과 북한 간 정보기관 물밑 채널이 최소 10년간 가동돼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 부위원장이 18일 워싱턴 D.C. 내 듀폰서클호텔에서 진행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7~9일 미국 워싱턴 D.C. 방문 기간에 비밀리에 미 중앙정보국(CIA) 측과 접촉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WSJ은 미국과 북한 간 정보기관 물밑 채널이 최소 10년간 가동돼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WSJ은 “김 부위원장이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본 비숍 CIA 부국장을 비공개로 만났다”고 전했다. 회동의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배석자 등에 관해선 알리지 않았다.

비숍 부국장은 1981년부터 30년간 CIA에 재직하다가 2011년 퇴임했다가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지명됐다.

김 부위원장은 방미 2박 3일 동안 18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할 때를 제외하곤 숙소인 워싱턴 D.C. 내 듀폰서클호텔 외부로 나오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밀 회동은 호텔 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수장 출신인 김 부위원장이 방미 기간 지나 해스펠 CIA 국장과 비밀리에 회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 같은 북·미 정보 채널을 양국 관계의 긴장기에도 작동됐으며 북 억류 미국인의 석방을 지원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길을 닦았다고 WSJ은 전했다.

국교 관계가 없는 북·미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로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 채널’이 꼽히지만 실질적으로 민감한 핵심 메시지들은 정보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일부 당국자들은 “뉴욕 채널은 그 효용성이 제한적”이라며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외교라인 쪽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은 “정보 채널은 위기 상황에서 권력자에게 직접 다가설 수 있는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일반적으로 말하면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외무성의 영향력이 제한적이고 총을 들고 있는 사람과 직접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 당국자들은 북한 측 카운터파트를 ‘군(軍·goon) 채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WSJ은 “현재 북한과 미국의 외교는 최고위급에서 이뤄지고 있고, 정보당국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북·미 정보 채널이 오바마 행정부 때인 늦어도 2009년 개설됐고,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후반부에 일시 중단됐다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2017년 8월 CIA 요원이 싱가포르에서 북한 카운터파트를 만나도록 파견하면서 재가동됐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CIA 산하 코리아미션센터(KMC) 앤드루 김 센터장도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속도를 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한반도 위기가 증폭됐던 시점이었다.

WSJ은 북·미 정보 채널이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며 북한 억류 미국인의 석방 등에서의 역할을 조명했다.

WSJ은 북·미 정보 채널이 개설된 2009년 당시 정찰총국의 수장은 김 부위원장이었다며 채널 개설에 미국 측에서는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과 비숍 부국장의 만남이 사실로 확인되면 김 부위원장은 자신이 개설한 북·미 정보채널을 미국 정치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재가동한 셈이 된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당시 억류된 여기자 2명의 석방 논의에 주력했고, 현직에서 물러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8월 평양을 전격 방문해 여기자들을 데리고 나왔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2010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해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부터는 디트라니 전 소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마이클 모렐, 그 후임자인 에이브릴 헤인즈 등 CIA 부국장급에서 잇따라 북한을 찾았다.

2014년에는 당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이 방북해 김 부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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