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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5·18…“아직도 해결 안 된 문제들 연극으로”

세월호참사, 5·18…“아직도 해결 안 된 문제들 연극으로”

기사승인 2019. 01. 2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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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올해 선보일 연극 6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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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19시즌 프로그램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오른쪽 끝)이 말하고 있다./제공=서울문화재단
“올해의 화두는 ‘극장을 지켜라’입니다.”

우연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2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19시즌 프로그램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1962년 남산 중턱에 개관한 남산예술센터는 현재 학교법인 동랑예술원(서울예대) 소유로, 서울시가 임차해 서울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동랑예술원이 서울시에 임대계약을 종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남산예술센터의 존속 여부가 흔들리고 있다.

우 극장장은 “그간 남산예술센터에서는 논쟁적이고 긴장감 있는 작품들이 많이 공연됐다”며 “국내 몇 안 되는 연극 제작 극장 중 하나인 이곳이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는 극장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올해 남산예술센터에서는 세월호 참사, 5·18 광주 민주화운동,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 연극 6편이 무대에 오른다.

우 극장장은 “올해 선보이는 작품들의 수식어를 말하자면 ‘여전히 남은, 혹은 아직도 끝나지않은’이다”며 “연극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망각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작품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 ‘7번 국도’, 세월호 참사가 주제인 ‘명왕성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음악적으로 풀어낸 ‘휴먼 푸가’(Human Fuga) 등이다.

4월 17일 시즌의 막을 올리는 ‘7번 국도’(구자혜 연출·배해률 작)는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을 연극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묻는다.

배해률 작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땅히 막을 수 있었던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며 “피해자들이 싸우기로 결심하기까지 혹은 싸우지 않기로 하기까지 더 치열한 싸움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극단 코끼리만보와 공동제작하는 ‘명왕성에서’(박상현 연출·작)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성 작품이다. 사회적 참사로 희생된 망자들과 남겨진 이들을 다시 불러내 그동안 유보해온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진혼(鎭魂)하는 씻김굿의 의미도 담겼다.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서민준 작가 원작의 ‘묵적지수’(이래은 연출)는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제작한다.

작년 한 해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며 주목받은 장강명 원작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강량원 연출)은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기존 서사구조를 벗어나 현대연극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지속해온 남산예술센터는 그 연장선에서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Human Fuga’(휴먼 푸가)를 선보인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푸가라는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남산예술센터는 또 ‘드라마센타, 드라마 / 센타’(류주연 연출·이양구 작)를 통해 극장을 둘러싼 현재진행형 이슈와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양구 작가는 “원래 조선총독부 땅이던 드라마센터가 서울예대에 사유재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복잡해 이를 연극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 중”이라며 “연극인들에게는 극장이 전부니 정부든 기관이든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류주연 연출은 “아직까지 이 문제에 관해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이것이 연극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유치진은 드라마센타의 아버지인데 그 아버지에 관해 우리가 잘 몰랐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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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작가가 2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19시즌 프로그램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관해 말하고 있다./제공=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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