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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최저임금 결정에 자영업자 의견 반영…길게는 인상 방향”

문재인 대통령 “최저임금 결정에 자영업자 의견 반영…길게는 인상 방향”

기사승인 2019. 02. 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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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소상공인 靑 초청해 대화…"내년 최저임금 동결" 요청도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인사말 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중소·벤처기업, 대·중견기업, 혁신벤처기업에 이은 경제계와의 4번째 소통자리로 소상공인연합회 등 36개 관련 단체와 자영업자 등 총 160여 명이 참석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 속도라든지 인상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정부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소상공인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최저임금 상승 속도를 늦추되, 장기적으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최저임금 속도 조절 시사하자 “내년 동결” 요청도

문 대통령은 이날 자영업과 소상공인 15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과다한 진입으로 경쟁이 심한데다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 등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렇듯 문 대통령이 간담회 서두에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참석자들 역시 자유롭게 관련 의견을 개진했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광 전국 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일자리안정자금을 주고 싶지만 (선제조건인) 4대 보험 가입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말하며, 이를 2대 보험 정도로만 해도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완화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중인데, 4대 보험 가입 조건 어려울 수 있다”며 “사회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있다”고 설명했다.

◇ 카드 수수료 고충에 “수수료 협상에 자영업자 의견 반영 방안 만들어 보라”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정부가 올해 준비한 지원책도 설명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18조원 규모의 전용 상품권을 발행하고, 전국 구도심 상권 30곳의 환경을 개선해 쇼핑·문화 등 복합공간을 조성하는 ‘골목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을 100% 수준으로 높이는 등 전통시장 지원 예산(올해 5370억원)을 크게 늘리고, 근로장여금(EITC)을 3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카드수수료에 대한 참석자들의 고충에 과거 변호사로 활동했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자영업자 김성민씨는 정부가 지난해 11월에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를 인하해줬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여전히 높게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약속을 안지키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며 “이 자리에 금융위원장께서도 계시지만 금융계에서 이 부분을, 카드수수료 협상권을 저희 자영업자들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해주시면 저희가 앞으로 좀 더 자영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하며, 카드 수수료 협상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보라고 현장에서 지시했다.

◇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

이날 문 대통령은 “저는 골목 상인의 아들”이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연탄 가게를 하신 적도 있었는데 저도 주말이나 방학 때 어머니와 함께 연탄 리어카를 끌거나 배달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 마음에 힘든 것보다 온몸에 검댕을 묻히고 다니는 게 참 창피했는데, 자식에게 일을 시키는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했겠느냐”며 “그러나 그 시절 우리 국민은 그렇게 가족의 생계를 지켰고 희망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아주 세세한 어려움이 많고 정부가 다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기에 자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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