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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제품에 전범딱지, “나는 못난이” 선언이다

[사설] 日 제품에 전범딱지, “나는 못난이” 선언이다

기사승인 2019. 03.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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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가 도내 초·중·고교에서 사용 중인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일본 전범기업이 생산한 제품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도의회는 15~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들이 주도해 발의한 이런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싣고 도민의견을 수렴했다. 조례안 대표발의자인 민주당 황대호 도의원(33)은 언론에 “우리민족을 착취하고도 사과가 없는 전범기업들을 교육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일본전범기업 흔적지우기 작업은 지난 1월 광주광역시에서 시작된 ‘친일 교가(校歌) 청산’작업의 확대판이다. 친일교가 바꾸기 사업은 지금 서울·경기·충북·전북 등 전국에서 진행 중이다. 친일인사의 시비(詩碑)와 동상도 철거하거나 철거할 계획이다. 친일인사 이름을 딴 도로명을 고치는 곳도 있다고 했다.

마치 친일청산 칼춤을 보는 듯하다. 교가는 누가 지었든 그 내용은 젊은이들의 기상을 살리고 국가의 미래 동량(棟樑)이 되라는 희망적 내용이 대부분인데도 그렇다. 또 시비나 동상도 주인공들의 친일 행적에도 불구하고 국가 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더 크다는 점이 인정돼 건립됐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역사적 검증절차도 없이 단지 친일인명사전에 올랐다는 이유로 이들 인사들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일본은 전후 자발적 노력으로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1945년 일본에 두 차례 원폭을 투하한 가해국이고 일본은 그 피해당사국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미국을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로부터 신기술을 도입했다. 지금은 세계 2~3위의 강국이 됐다.

이에 비해 친일인사 흔적지우기 사업은 학생들을 세계인은커녕 우물안 개구리로 키울 것이다.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세계를 향해 열등의식에 빠진 ‘나는 못난이’라고 선언하는 셈이다. 일본제품에 대한 전범딱지 부착은 불매분위기를 자아내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 규정에 위배될 소지도 있다. 그래서 전국에서 행해지는 친일흔적 지우기는 당장 중단하는 게 옳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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