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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이탈리아, 유럽 향한 중국의 ‘트로이 목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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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이탈리아, 유럽 향한 중국의 ‘트로이 목마’ 될까

김지수 기자 | 기사승인 2019. 03.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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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23일(현지시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국 자금을 끌어들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계산.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것이 중국의 경제·정치·군사적 영향력을 유럽의 심장부까지 끌어들이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 선언은 유럽 내 미국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와 이 틈을 탄 중국의 부상, 그리고 이를 둘러싼 EU 회원국 간 갈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일대 사건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프랑스24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 로마에서 양국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배석한 가운데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콘테 총리는 “이번 합의로 중국과 이탈리아가 더 나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이로써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나라가 됐다.

이번에 체결된 MOU는 이탈리아와 중국 간 거액의 사업 거래에 관한 기본틀을 제공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일대일로 참여를 계기로 중국으로의 상품 수출을 늘리고 중국의 투자를 끌어들여 자국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심산이다.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 이탈리아 진출은 경제성장률 둔화로 자국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는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이탈리아의 첨단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왕따’ 당할 위기에 처한 자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이탈리아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특히 슬로베니아와 접경한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 항구의 접근권을 얻음으로써 동유럽으로의 연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MOU는 유럽 지역에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뚜렷이 드러내는 동시에 EU 회원국 간 유럽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것.

미국과 EU는 이것이 중국이 유럽의 심장부로 진입하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 MOU를 계기로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적·군사적으로도 유럽을 ‘침공’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특히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탈리아는 중국의 ‘헛된(vanity)’ 인프라 프로젝트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이 같은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번 MOU 협상을 이끌었던 미켈레 제라치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차관은 “이탈리아는 중국의 ‘빚의 덫’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외국인들이 항구 운영권을 가질 수 없도록 법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그리스의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집어삼킨 것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또다른 유럽 국가들도 매해 중국과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하며 이미 중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고 있으면서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만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라치 차관은 특히 “중국은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28개의 트로이 목마를 지녔다”고 말했다. EU 28개 회원국 전체가 중국과 연관돼있음을 빗댄 것이다. 로마에서 열린 MOU 서명식에 참석한 제노 다고스티노 트리에스테 항구 항만관리청장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로부터 철수하고 있는 마당에 이탈리아가 중국을 바라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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