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북한 어떻게 설득하는지 설명 중요
미국 설득한다는 인상 주지 않도록 모양새 갖춰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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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가 큰 나라와의 동맹관계를 맺고 그것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른바 ‘동맹의 딜레마’라고 해 강대국의 주장과 의견에 마지못해 양보하고 동의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게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국익과 안보 증강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일종의 기회비용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불안정한 국가안보의 유지일 수 있기에 위험요소가 내재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큰 나라에 쉽게 기댈 수 있는 편리함도 있기에 자주국방에 대한 준비와 대비를 게을리 하려는 타성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동맹을 잘 유지 관리하되 결코 동맹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국제관계의 중대한 상황변화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동맹관계에도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동맹을 통해 동맹의 힘을 입어 이제는 제법 단단한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 어떻게 설득하는지 설명 중요
건강한 동맹이란 쉽게 비유하자면 마치 회사에서 일반직원과 사장과의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수익을 내고 잘 돼야 직원들도 다 같이 풍요를 덕 볼 수 있다. 그러기에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자주 만나고 부딪치면서 회사를 위한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장이 추구하는 목표와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4월 10·11일 이틀 간 미국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주변의 여러 가지 상황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고, 북·미 간 북핵 문제를 놓고 이견이 크게 생긴 상태에서 만남이기에 더욱 그렇다. 미국인들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번 북·미 간에 하노이 회담에서의 합의 결렬에 대한 원인과 이유를 정확히 직접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말고도 미국 정계나 사회 전반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이 대단히 크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들 미국 사회를 설득해야 하는 그 다음 과정이 첩첩산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매우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 안에 돌파구가 생기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 정확히 파악하는 것 절실
우리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까지 평생 동안을 사업가로서 살아왔기에 ‘기브 앤드 테이크(주고받기)’에만 이해관계가 밝은 ‘장사꾼’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업가로서 익힌 테크닉을 이제는 국내외 정치에 접목할 줄 아는 정치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북한은 더욱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계속 ‘핀트(초점)’에 어긋날 수도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를 충분히 논의하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 하지만 자칫 미국을 설득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큰 나라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모양새를 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방미를 통한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어떤 결과를 추구하는 것 보다는 하노이 북·미 회담에서 인식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읽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앞으로의 전반적인 방향 설정과 이를 위한 한국의 역할과 위치 설정에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