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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셔슬리 옵티미스틱…레이건이 되고 싶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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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셔슬리 옵티미스틱…레이건이 되고 싶은 청와대

허고운 기자 | 기사승인 2019. 06. 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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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끝낸 레이건은 문재인 대통령 롤모델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김수현 정책실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께 힘이 되는 일 잘하는 공무원’ 초청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노영민 비서실장, 김수현 정책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셔슬리 옵티미스틱(cautiously optimistic)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코셔슬리 옵티미스틱은 우리말로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부족하다는 표현이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본다는 의미의 답이다. 물론 청와대가 영어를 사용해 모호한 표현을 썼다는 비판도 있었다. 언뜻 듣기에 뜻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당연한 반응이다.

사실 코셔슬리 옵티미스틱이란 표현은 최근에는 많이 쓰이지 않지만 정치·외교 방면에선 유명한 말이다. 누가 언제 처음 사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며 유명해졌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 대통령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뼈 있는 말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로도 꼽힌다.

상징적이면서도 재치있는 표현을 쓰길 좋아하는 문재인정부가 레이건 대통령의 말을 벤치마크하고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레이건, 1984년 에티오피아 식량지원 논란에 “배고픈 아이는 정치 몰라”

최근에만 봐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월 정부의 대북식량지원 추진과 관련해 정치와 인도주의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레이건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이 말은 지난 7일에도 정부 고위관계자가 다시 인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을 보면 그가 레이건 대통령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는 점이 명확해진다.

연설 도중 32번이나 ‘평화’를 강조한 문 대통령은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레이건 대통령의 말을 우리 모두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과의 대립이 극대화돼 있던 냉전시대에 집권했다. 그는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하면서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담판하며 소련이 개혁·개방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결국 냉전 종식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과의 군축협상을 묻는 질문에도 “코셔슬리 옵티미스틱”이란 말을 사용했었다.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은 성공을 거뒀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끝내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싶은 문 대통령으로선 레이건 대통령보다 적합한 롤모델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과 계속해서 대화했다는 점은 문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유엔연설은 미국의 대북 선제 군사옵션이 거론되는 시기에 이뤄진 만큼 당시 국제사회의 호평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바람대로 2018년에는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도 찾아왔다.

◇4차 남북정상회담→한미정상회담→3차 북미정상회담 시나리오 주목

그러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련의 성과를 거둔 2018년을 지나 2019년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일각에서는 ‘평화’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레이건 대통령의 평화가 청와대의 평화와 개념이 다르다는 말도 나온다. 레이건 대통령은 평화는 압도적인 힘의 우위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유화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물밑에서 끊임없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4차 남북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3차 북·미 정상회담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셔슬리 옵티미스틱이란 표현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아주 낮지는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며 열린다. 시나리오대로 하면 이에 앞서 열려야 하는 4차 남북정상회담까지는 3주의 시간이 남았다.

코셔슬리 옵티미스틱한 좋은 결과가 있어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재가동해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복원하고, 나아가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시대를 종결하는 한국판 레이건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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