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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이어지는 공매도 폭탄…주가도 ‘쓴맛’

삼성전기, 이어지는 공매도 폭탄…주가도 ‘쓴맛’

기사승인 2019.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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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무역분쟁 장기화 탓
공매도 잔액 1조↑…비중 1위
주가 전년 9월보다 41.4%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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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초 780억원 수준이던 삼성전기의 공매도 잔액은 현재 13배 불어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많은 투자자들이 대중 수출이 매출의 40%에 달하는 삼성전기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수요가 위축돼 주가 하락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라면 삼성전기의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의 시총은 7조2677억원인데 공매도 잔액은 1조458억원에 달해 시총의 14.39%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7년 이후 공매도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신라젠(15.2%)”이라며 “현재 시총 대비 공매도 비중이 15%에 육박하는 삼성전기 상황을 보면 공매도 규모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일 신라젠의 공매도 잔액은 시총의 14.98%로 삼성전기와 0.59%p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기법이다. 예를 들어 주당 1000원인 주식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이를 빌려서 판 다음 900원으로 떨어질 때 다시 사면 100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에 공매도 폭탄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40% 정도 되는 삼성전기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작년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IT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는 미·중 무역분쟁 피해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삼성전기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를 살펴보면 4일 기준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맥쿼리은행·메릴린치인터내셔날·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제이피모간 증권회사·크레디트 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등 모두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기 주식 보유율은 작년 9월 4일 31%에서 7일 기준 17%로 감소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 주식을 세 기관 정도에서 대량으로 들고 있는데 그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공매도로 오히려 더 얻어낼 수 있는 게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분쟁이나 중국 IT 수요에 대해서 특히 더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의 주가도 공매도가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삼성전기 주가는 공매도 비중이 0.60%에 불과하던 작년 9월 4일 종가 기준 16만3000원에서 10일 현재 9만5500원으로 41.4%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증가와 주가 하락의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다”면서도 “삼성전기의 경우 중국향 수요 위축이 주가에 반영돼 있으며 당분간 불확실성에 따른 악재 반영과 되돌림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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