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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생충’ 최우식 “봉준호 차세대 페르소나? 기분 좋고 감사해”

[인터뷰] ‘기생충’ 최우식 “봉준호 차세대 페르소나? 기분 좋고 감사해”

기사승인 2019. 06. 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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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최우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우식은 2017년 영화 '옥자'에 이어 '기생충'에서 봉준호 감독과 두 번째로 작업했다. '옥자'에서는 큰 비중이 아니었지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기생충'에서는 비중 있는 역할로 열연을 펼치며 봉 감독의 '차세대 페르소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최우식은 이런 평가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기생충'을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어요. '옥자'를 촬영할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감독님과 두 번째 작품을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최우식은 '기생충'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캐스팅 됐다. 전작 '옥자'가 인연이 됐다. '기생충'이 어떤 내용인지, 어떤 장르인지도 모른 채 나중에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영화를 하자고 하기 전까지 제 이름이 기우라는 것도 몰랐어요. 내용도 모르고 지내다가 나중에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죠. 사건이나 사고가 주를 이루기 보다는 감정이나 호흡이 극의 중심이 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최우식은 '기생충'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다. 그만큼 극의 전개에 있어서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의미다. 물론 '옥자'에서보다 분량도 늘었다. 이를 자랑하다가 '분량 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은 최우식이다. 

"감독님의 작품에서 극을 열고 닫는 캐릭터라는 것이 제게는 큰 역할이었죠. 촬영 현장에서 긴장하고 많이 떨었는데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가 편하게 해주셨어요. 어쨌든 촬영 후에도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죠. 시사회 때는 영화를 즐기지 못하고 제 캐릭터만 뚫어져라 봤어요. 칭찬에 인색한 어머니가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것을 보고 힘이 났어요."

최우식이 '기생충'에서 맡은 '기우'는 불안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오늘날의 청춘을 대변한다. 그는 전작 '거인'(2014)과 '옥자'에서도 불안한 청춘을 연기했다. 청춘의 불안한 시기를 겪어 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기우에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감독님이 제게는 안쓰러움이 풍긴다고 말씀하셨어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 가려고 애쓴다는 점에서 '거인' 속 영재나 '기생충'의 기우가 닮았어요. 기우는 엄청나게 노력하는 친구예요. 놀다가 4수를 한 게 아니예요. 봉 감독님은 기우가 지닌 왜소한 이미지를 제게서 많이 보신 것 같아요. 저 또한 불안한 청년 시절을 겪었어요. 열심히 노력해도 일이 잘 안 풀릴 때 느끼게 되는 감정은 누구나 비슷한 것 같아요."

'기생충'에서 '계획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라는 대사가 있다. 최우식도 그 대사에 공감을 많이 했단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배운 것이 계획대로 가진 않는다는 거예요. 기대했던 만큼 안 나올 때고 있고 그래서 이 일을 하고 난후 걱정도 생각도 많아졌어요. 모든 일이 다 그렇죠. 관객들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더 긴장을 많이 해요. 사실 감사하고 좋은 자리도 많은데 내가 앞으로 모든 분들의 기대를 충족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가끔 바짝바짝 입술이 말라요. 제가 자신 있는 사람이면 이 상황을 즐길 텐데 저는 즐기지 못하는 성격이죠. 걱정도 컸는데 다행히 관객 반응이 좋아서 '재는 안뿌렸구나' 안심하고 있어요."

최우식은 '기생충' 이후 배우로서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가끔 주위 분들이나 인터뷰할 때 다음에 어떤 배우나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으시는데 이제 답이 확실해졌어요. '어떤 배우'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면서 연기 자체를 더 즐길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 확실히 더 괜찮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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