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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본부장 “지금, 황금 기회” 북 결단, “제재 능사 아냐” 미 유연성 주문

이도훈 본부장 “지금, 황금 기회” 북 결단, “제재 능사 아냐” 미 유연성 주문

기사승인 2019. 06. 2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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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미 싱크탱크 첫 기조연설
"남북미 정상간 신뢰 견고, 중요 자산, 지금이 북한에 황금의 기회"
"대북제재 능사 아닌 도구" 조기수확론 강조
"톱다운 방식, 실무협상으로 보완해야"
이도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되는 황금의 기회”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북제재가 능사(Magical Solution)가 아니라 도구라며 북·미 대화 ‘조기 수확론’을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간접적으로 주문했다. 이와 함께 비핵화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왔지만 실무협상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되는 황금의 기회”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대북제재가 능사(Magical Solution)가 아니라 도구라며 북·미 대화 ‘조기 수확론’을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유연한 입장 변화를 간접적으로 주문했다.

이와 함께 비핵화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왔지만 실무협상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미 워싱턴 D.C.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기조연설에서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3국 지도자 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같이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과 관련,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다가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며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수용을 북측에 제안했다.

이도훈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이와 관련, 이날 행사에 좌담자로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해 5월 26일 판문점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측이 20시간 전에 우리 측에 알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다”며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미정상회담이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북측에서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거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 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대화 모멘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 회담에도 불구, 톱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면서도 “최고지도자들이 협상의 세부적인 측면까지 직접 정교하게 다루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한·미 북핵 수석대표 간 실무협상 등의 방식으로 톱다운 방식을 보완하는 노력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됐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국제적 제재를 계속 이행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제재가 ‘능사’가 아니다. 제재는 그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가져오는 도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협상이 없으면 진전도 없고, 대화의 문을 열어두지 않고서는 핵 문제를 푸는 방으로 들어갈 수 없다”며 “북핵 협상에 있어 제재에 치중한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게 된 상황인 만큼 북한과의 협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앞서 이 본부장은 4월 초에도 북·미 대화에서의 ‘조기 수확’을 강조하면서 “제재가 우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순 없다”며 “북한은 수십 년 간의 제재와 압박에도 핵무기 위협을 키워왔다.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면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환상”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움직이기 위한 핵심 견인책으로 ‘핵 무기 및 프로그램 포기시 안전하게 느낄 정도의 체제안전 보장’과 ‘북한 경제에 부담을 안기지 않을 수 있는 제재 없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 및 비핵화 약속 이행시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등 2가지를 꼽은 뒤 “한국 정부는 필요한 일을 다 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문 대통령의 스톡홀름 제안을 언급, “지난주 문 대통령은 스웨덴에서 평화를 위한 ‘신뢰’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우리로서는 현재의 신뢰결핍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추진 중”이라며 대북 식량 지원도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가 재개될 때 모든 당사자는 대화의 모멘텀을 강화할 힘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조기의 단계에 아무리 작더라도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조기 수확론’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비핵화 협상과 평화 구축을 선택한 게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하노이 회담을 실패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긴 대화 프로세스의 한 일부로서 더 큰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한·미 워킹그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하는 양국 간 중요한 조정기구로 정착됐다며 “‘평양에서 워싱턴을 가려면 서울을 거쳐야 한다’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처럼 한·미 공조는 대북 정책의 기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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