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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15년 독점시대 끝날까…‘취향 중심’ SK텔레콤 ‘플로’ 맹추격

멜론 15년 독점시대 끝날까…‘취향 중심’ SK텔레콤 ‘플로’ 맹추격

기사승인 2019. 07. 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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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업계 차트 중심에서 '취향' 중심으로 변화
출시 약 반년만에 플로 MAU 170만명 돌파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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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신규 음원플랫폼 서비스 ‘플로(19%)’가 출시 6개월 만에 지니뮤직(24%)과의 점유율 격차를 5% 포인트까지 좁히며 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15년간 독주해온 멜론(42%)은 여전히 1위를 수성했지만, 지난달에 이어 실사용자가 400만명을 밑돌면서 1위 사업자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11일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6월 주요 음원 서비스별 월간 실사용자(MAU)는 멜론이 398만3744명·지니 228만3827명·플로177만3863명·네이버뮤직 67만9602명·벅스 33만8288명·바이브 26만1051명을 기록했다. 이 중 플로의 실사용자 수는 170만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12월 서비스 시작 이후 최대치를 가록했다. 점유율도 19%까지 끌어올리면서 1위·2위 사업자를 맹추격하고 있다.

그간 음원플랫폼 시장은 2000년대 초반 등장한 멜론이나 지니와 같은 차트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이 중 시장점유율 50%에 달하는 멜론이 이끄는 실시간 음원차트는 소비자의 취향이나 다양성을 배제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음원 사재기와 같은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음원스트리밍 시장이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여 동안 특정 플랫폼의 독점과 다름없는 시장 상황으로 경쟁을 통한 발전 없이 정체돼 왔다”면서 “음원플랫폼 시장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가격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 플로(FLO)

◇플로·바이브 등 AI 바람탄 음원업계…차트 경쟁보다 ‘취향 추천’ 열풍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1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음원 추천과 어댑티브 UX를 내세운 플로를 출시했다. 메인 화면에 ‘나를 위한 FLO’ 등 개인 취향 분석 결과에 따른 플레이리스트를 배치했다. 차트도 취향의 하나로 간주하고 원하는 사람은 실시간 차트를 홈 화면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근 AI 스피커나 홈 IoT 등 여러 스마트 디바이스가 등장하며 키즈 콘텐츠 소비가 늘고 있는 것에 착안, 키즈 차트도 홈 화면으로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 ID 하나당 3개까지 캐릭터를 분리할 수 있는 ‘멀티 캐릭터’ 기능을 탑재해 키즈 음원과 부모 추천 음원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플로는 출시 약 2개월 만에 음원플랫폼 시장 3위로 단숨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플로의 약진을 두고 획일화된 차트 기반의 음원플랫폼 시장에 플로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더해 ‘취향’ 기반의 음원플랫폼으로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며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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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의 김순원 뮤직서비스부문장은 “음원을 소비하는 패턴이 점차 ‘취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플로는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음원시장의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지난해 6월 ‘차세대 음원 소비 패턴을 주도하겠다’며 AI 기술 기반의 개인 취향 중심의 서비스 바이브(VIBE)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기존에 운영하던 네이버뮤직을 올 연말까지 바이브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는 AI 스피커 등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로 향후 다변화가 예상되는 음원 청취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큐레이션 기술을 내세워 등장한 플로와 바이브가 음원플랫폼 업계에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멜론은 4월 말 “취향 저격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며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벅스 역시 3월 중순 ‘벅스 앱 5.0 버전’을 내놓으며 개인화 서비스 ‘뮤직4U’를 고도화했다.

◇마케팅 경쟁에 웃는 소비자들…통신사 혜택 사라진 멜론, 플로 의식해 마케팅 강화
음원플랫폼들의 서비스가 큐레이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올 초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적용 후에도 플로, 바이브는 가격을 유지했다. 반면 멜론과 지니, 벅스는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하며 가격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 하지만 플로와 바이브 등 신규 플랫폼이 공격적인 가격 프로모션을 펼치자 멜론·지니 등 타 플랫폼들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플로는 12월 출시 당시 진행한 3개월 무료체험 프로모션 외에도 SK텔레콤과의 제휴 마케팅으로 월 300곡 무료 듣기 및 SKT 회원 대상 50%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를 결합한 부가서비스 ‘F플로 앤 데이터’, ‘플로 앤 데이터플러스’를 출시하고, 10월 4일까지 가입한 고객에 대해 최초 3개월간 1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멜론도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월 100원 프로모션과 정기결제 이용권 고객 대상으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 지급, 2개월 간 50% 할인, 카카오페이로 결제 시, 스트리밍 플러스 2개월 간 30%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펼쳤다. 지니는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최대 30% 할인을 제공하는 통신사 제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김 뮤직서비스부문장은 “바이브 출시 때에도 큰 동요가 없던 음원플랫폼 시장이 플로의 등장 이후, 음원 추천 서비스와 가격 마케팅 등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며 요동치고 있다”면서 “그만큼 플로가 소비자들에게 개인의 취향, 소비 성향에 따라 음원플랫폼을 취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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