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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와 조코위, 도시화 부작용 해결 위해 ‘수도이전’ 모색

두테르테와 조코위, 도시화 부작용 해결 위해 ‘수도이전’ 모색

기사승인 2019. 07.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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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경제 발전에 따른 도시 과밀화·극심한 교통체증·대기오염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수도(首都)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 필리핀은 메트로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뉴클라크시티, 인도네시아는 보루네오섬 칼리만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수도 이전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메트로마닐라에서는 각각의 정부 청사들이 멀리 분산·배치돼 있어 불편함이 많다. 예컨대 필리핀 상원과 하원은 20㎞ 이상 떨어져 있고, 둘 사이를 오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 카를로스 도밍게즈 필리핀 재무장관은 “메트로마닐라의 관공서는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다”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여러 부처를 상대할 경우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상당히 까다롭다. 이전을 고려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계은행(WB)은 2017년 도시화에 대한 보고서에서 필리핀 국민과 기업들이 메트로마닐라의 혼잡을 피해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수도의 혼잡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메트로마닐라의 직장인들은 출·퇴근에만 최대 4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극심한 교통체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 최근 인구조사에 따르면 메트로마닐라에 거주하는 사람은 약 1300만명. 하지만 교외에 사는 근로자들이 유입되는 낮시간에는 1500만명까지 늘어난다. 일본국제협력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메트로마닐라의 극심한 교통정체로 필리핀은 하루 35억 페소(약 809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들이고 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2035년에는 이 비용이 54억 페소(약 1248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정부는 메트로마닐라에 추가로 철도와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한편 메트로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뉴클라크시티에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와 유사한 행정수도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클라크시티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 군부지전환개발청(BCDA)의 빈스 디존 청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기존 도시 바깥으로 성장을 확산시키고 싶어하며, 뉴클라크시티 개발은 이를 구현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 이전을 고려중인 지도자는 두테르테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조코위 대통령도 지난 4월 지금이 수도 이전을 위한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 자카르타는 현재 두 가지 부담을 동시에 지고 있다. 정부 및 공공 서비스의 중심지로서의 기능이 하나며, 비즈니스 센터로서의 기능 또한 수행하고 있다. 미래에도 이 두 가지 부담을 과연 이 도시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에서 대기질이 가장 나쁜 곳으로 확인됐다. 자카르타와 주변부를 합친 일명 ‘그레이터 자카르타’에는 3000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지하수 채취로 인해 도시의 상당 부분이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는가 하면 도시철도(MRT) 개통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이 여전히 부족해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2013년 56조 루피아(약 4조7400억원)로 추산됐으며, 내년이면 100조 루피아(약 8조4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코위 대통령은 보루네오섬 칼리만탄을 유력한 수도 이전 후보지로 점 찍었다. 그는 이 계획이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 바깥의 성장을 장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45년 독립 이후 인도네시아의 개발은 불균형적으로 자바섬에 집중돼 왔다. 실제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전체 경제의 17%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칼리만탄과 술라웨시·파푸아·말루쿠·발리·누사 텡가라의 경제 규모를 모두 합친 것과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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