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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앞당긴 신한금융투자, 연내 6번째 초대형IB 도약할까

유상증자 앞당긴 신한금융투자, 연내 6번째 초대형IB 도약할까

기사승인 2019. 07.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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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 IB(투자은행)’ 도약을 위해 증자 시기를 앞당겼다. 이달 중 6600억원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신한금투는 6번째 초대형 IB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한 차례 미뤘던 증자 일정을 다시 앞당기기로 한 것은 신한금투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의 계열사 편입으로 올 1분기 기준 신한금투는 은행·카드·보험에 이어 그룹 내 ‘넘버 4’로 밀려났다. 증권 계열사가 그룹 내 ‘넘버 2’인 경쟁 금융지주사와 다르게 신한금투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한데다, 경쟁사인 하나금융투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해가 조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리딩 금융그룹 수성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는 분석이다.

김병철 신한금투 사장 취임으로 증권업 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늘리기 위해선 초대형 IB 입성이 중요하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지는 만큼 투자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대형 IB의 잇단 합류로 발행어음 시장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 만큼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신한금융투자는 유상증자 청약예정일을 기존 8월 5일에서 7월 24일로, 납입일을 8월 5일에서 7월 25일로 앞당겼다고 공시했다. 신주권교부예정일은 8월 20일에서 8월 9일로 정정됐다.

신한금투가 유상증자 납입을 완료하면 자본금은 4조150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8조2000억), NH투자증권(5조원), 삼성증권(4조6000억원), KB증권(4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4000억원)에 이어 6번째 초대형 IB가 된다.

신한금투 측은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와 정부의 혁신성장 노력에 부응하고자 지난 5월 신한지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한 후, 지난 2달여 동안 신한지주-신한금융투자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마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5월 증자 이후 추진할 사업계획의 세부이행방안 보완을 위해 유상증자 일정을 8월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유상증자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한금투가 초대형 IB가 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져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게 된다. 투자여력이 커지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셈이다.

1분기 기준 7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그룹 내에선 신한은행(6251억원), 신한카드(1222억원), 오렌지라이프(804억원)에 밀리게 됐다. 지분을 감안하면 오렌지라이프의 비중은 작아지지만 신한생명(539억원)과 함께 놓고 보면 보험의 비중이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신한금투에 대한 증자를 단행하는 건 은행, 카드, 보험업 등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어서다. 조 회장은 신한금투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Hub)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오기도 했다.

신한금투는 증자 이후 발 빠른 실행을 위해 지난 7월 조직개편도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GIB 영업조직을 3개본부에서 5개본부로 확장하고 지원기능 강화 및 관리체계의 고도화를 위해 경영지원그룹 신설, 심사기능 강화 등을 꾀했다.

다만 초대형 IB가 돼 발행어음 인가를 받더라도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금 조달이 쉬워지지만 이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회사채 금리가 하락하면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그룹의 긴밀한 협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초대형 IB의 청사진을 마련했다”며 “6번째 초대형 IB 변신을 통해 자본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로서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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