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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59세에 서울시 7급 공무원, 차별 걱정없이 도전했죠”

[인터뷰]“59세에 서울시 7급 공무원, 차별 걱정없이 도전했죠”

기사승인 2019. 08.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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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 신입 공무원'으로 최고령 합격기록 세운 장윤수 서울시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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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9세의 나이로 서울시 7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한 장윤수 주무관. 장 주무관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서울시 공무원 공채 도전에 의미가 충분했다”고 밝혔다/김인희 기자
’많은 나이’는 있어도 ‘늦은 나이’는 없는 법이다. 더구나 평균 수명 연장과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나이가 들었다고 도전을 멈추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올해 서울시에서는 한 7급 주무관의 신규임용이 상당한 화제다. 그 주인공은 서울시 경제정책실 지역상생경제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윤수 주무관이다.

1959년생으로 곧 만 60세를 앞두고 있는 장 주무관은 서울시 공무원 임용 역사상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주무관은 14일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부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있다면 그 어떤 도전이든 의미가 충분하다”며 “차별이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서울시 공무원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 주무관과의 일문일답.

- 정확한 생년월일이 궁금하다
“1959년 8월 20일 생이다. 며칠 있으면 만 60세가 된다.”

- 일반직 공무원 역사상 최고령 합격자인 것으로 알고있다. 공직자가 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젊은 시절에는 은행·일반 기업체에서도 근무했었고 쇼핑몰·판촉물 사업등 여러가지 일을 했다. 그러다가 2015년에 대전시 9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해서 그해 10월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도 최고령 합격자였다. 9급 공무원 생활을 1년 6개월 정도 하니 8급으로 승진했는데, 정년까지 남은 시간과 승진연한을 비교해보니 근속승진으로는 정년 전에 7급 승진이 불가능했다. 이왕 하는 거 7급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원래 연고가 수도권이기 때문에 정년을 서울에서 맞이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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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주무관의 휴대폰에 저장된 암기노트. 장 주무관은 “젊은 사람들보다 암기력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을 노트로 만들어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다니며 수시로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김인희 기자
- 적지 않은 나이로 새로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쉽지 않았다. 젊은이들도 어려워하는데 나이 든 사람에겐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9급 공채에 이미 합격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학·헌법 두 과목만 더 공부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그래도 역시 어렵기는 했다. 젊은이들이야 두세번 보면 암기가 되지만 나는 ‘보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상황이라 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만 했다. 그래서 이해가 안되는 내용들만 따로 노트를 만들어 휴대폰에 저장해놓고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들여다봤다.”

- 7급 공채에 합격했지만 올해 만 60세가 되니 연말이면 정년퇴직하게 된다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정년 연령이 지난 후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기 보다는 기회가 한 번이라도 있을 때 도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한 번쯤은 생각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정년퇴직까지 4개월 남짓 남았지만 현재 일에 충실하고 퇴직 후의 계획은 그때 가서 생각하고싶다.”

- 서울시 공무원 채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실 2018년에도 응시했었다. 그런데 그 때도 필기전형은 합격했지만 면접전형에서 낙방했다. 많이 아쉽긴 했지만 억울함은 없었다. 당시 필기전형 점수가 썩 뛰어난 편은 아니기도 했다. 그 때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올해 다시 도전했고 합격했다. 채용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차별이 없다는 확신도 있다.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서류상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충분히 공부를 했고, 공직자의 삶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

- 현재 소속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서울시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제로페이’에 대해 알게 됐다. 과거 금융업 종사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과 상당한 유사점이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상당히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했고 서울 지역경제에 내 경험을 살려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제로페이와 직접 관련된 일은 아니지만 서울 지역경제에 관련된 부서로 오게 됐다. 서울 청년과 지역의 경제가 상생하기 위한 인적 교류 활성화 추진업무를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내 자신도 계속 계발하고 싶다. 사람이 발전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뒤처지는 것 아닌가.”

- 공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처럼 나이든 사람이 새로 임용되면서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은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합격한다는 것은 서울시 공무원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게 사실이다. 공정성·투명성이 있으니 도전하는 의미가 충분하다. 스스로의 준비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열심히 준비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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