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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방압력에 이중고 겪는 싱가포르 중소기업

경기 하방압력에 이중고 겪는 싱가포르 중소기업

기사승인 2019. 08. 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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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의존도↑ 제조업체…대체공급처 찾기 나서
임대료·인건비 부담 높은 소매업체, 정부에 규제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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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항구에 적재된 컨테이너박스./게티이미지뱅크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계무역 침체로 싱가포르의 중소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대체 공급처 찾기에 나섰으며, 높은 임대료 및 인건비에 허덕이는 소매업체들은 정부에 조세감면 및 외국인 근로자 채용 규정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현지시간) 경기 하방압력에 싱가포르 중소기업의 타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 10년 내 제일 더딘 성장치를 보였다.

주요 경제부처는 경제 전망치 하락을 알리고 나섰다.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2.5%에서 0.0~1.0%로 하향조정했다. 무역산업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2분기 연속으로 3분기 역시 불황이 이어질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5일 지속적인 무역긴장,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을 경기 하방압력의 원인으로 꼽으며 싱가포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0.3%포인트 낮췄다.

싱가포르는 제품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해 무역분쟁 등 외부 리스크에 취약한 경제 구조다. 제조업(석유부문 제외) 비중의 3분의 1을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고 있어 제조업 불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산 부품을 수입해 만든 기계부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알루퓨터 산업 역시 미·중 무역전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한다. 사업개발 책임자인 모니카 림 씨는 “우리는 미국산 원자재 가격 인상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트럼프 정책의 영향으로 미국산 원자재 가격이 30~50% 올랐다”고 밝혔다. 알루퓨터 산업과 같이 수출경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사업공정을 검토하고 대체 공급처 찾기에 한창이다.

싱가포르의 높은 간접비용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싱가포르는 인건비 및 임대료가 타국에 비해 높아 적정 판매고가 나오지 않으면 가게를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홀리 백화점 설립자인 리차드 시아 씨는 높은 임대료와 노동력 부족을 문제로 들며 정부가 조세감면과 외국인 근로자 채용 규정 등을 완화해주길 바라고 있다. 중소기업협회(ASME)에 따르면 싱가포르 전역의 중소기업은 16만 개에 달한다.

경기 악화에 정부도 경기부양책 시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8일 국경일 연설에서 리센룽 총리는 경제성장 둔화를 언급하며 필요하다면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과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경기부양을 위해 확대 재정정책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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