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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앞둔 英에 협상카드 내미는 말레이…팜오일이 ‘관건’

브렉시트 앞둔 英에 협상카드 내미는 말레이…팜오일이 ‘관건’

기사승인 2019. 08. 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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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Belt and Road Forum <YONHAP NO-0313> (AP)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중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운데)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AP, 연합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말레이시아가 영국에 협상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발효되면 영국은 말레이시아산 팜오일(야자유)에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 유럽연합(EU) 공동체와 관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통상·국경정책 등 어떠한 합의도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전망이 우세하면서 무역 파트너 확보가 시급한 영국을 이용하려는 세계 각국의 압박은 현재진행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 총리가 팜오일과 관련 영국과의 교역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영국이 삼림 파괴를 이유로 EU가 부과한 말레이시아산 팜오일 수입 제한을 완화한다면 자국과 무역 거래를 재개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팜오일은 EU와 말레이시아 간 관계에서 심각한 마찰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전세계 팜오일 생산의 85%를 차지하는 팜오일 대국이며 EU는 팜오일 최대 수입국이다. 하지만 유럽의회는 지난해 6월 팜오일 재배가 삼림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바이오디젤 등 운송 연료로 활용하는 팜오일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말레이시아는 올 3월 팜오일이 대두유 등 식용유지보다 환경 훼손 정도가 적다고 지적하며 EU산 전투기 수입을 중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엄포했으며 유럽의회는 4월 초 팜오일의 퇴출 방침을 지속하기로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블룸버그 오피니언을 통해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말레이시아)와 무역 협정을 체결하려면 유럽의 복잡한 행정절차(red tape)와 보호무역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EU의 잘못된 팜오일 정책을 재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브렉시트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상쇄하려면 영국이 새로운 무역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외교적 압박으로 분석된다. 그간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 단일시장에 따른 관세혜택을 누렸다.

미국도 영국 압박에 가세했다. 지난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선택한다면 열렬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브렉시트 직후 영국과의 부문별 무역협정 일선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영국의 대외무역 관계가 미국 및 동맹국과의 지정학적 관계를 준수하는 것에 달렸다는 정치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영국 국제무역부는 말레이시아에 EU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소비자 불만 및 향후 EU와의 무역협상에서 작용할 추가적인 걸림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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