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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62년차 안성기, 오컬트 히어로물 ‘사자’ 택한 이유는

[인터뷰] 데뷔 62년차 안성기, 오컬트 히어로물 ‘사자’ 택한 이유는

배정희 기자 | 기사승인 2019. 08.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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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안성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안성기는 1957년 다섯 살 때 영화 '황혼열차'로 연기를 시작했다. 한국영화사 100년 중에서 무려 62년 동안 꾸준하게 연기해 온 산증인이다. 

안성기는 올 여름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히어로 물이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말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여유와 유머를 겸비한 그는 대배우의 품격을 몸소 보여줬다.

"근래 작은 영화를 많이 해서 큰 영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제작비를 많이 투입한 영화를 하고 싶었고, 안신부를 저를 생각하고 썼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죠. 안신부는 진지하지만 부드러움도 있고 다정한 모습도 있는 캐릭터예요. 이런 캐릭터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에서 바로 참여하게 됐죠." 

안성기는 영화에서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사제 '안신부'를 연기했다. 그는 악령과 진짜 싸우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NG도 나지 않을 정도로 라틴어를 외웠다고 했다.

"라틴어는 안신부가 넘어서야할 산이었어요. 라틴어를 계속해서 외우다보니 감정이 들어가고 악령과 진짜 싸우는 느낌이 생겼어요. 라틴어 대사를 할 때는 NG를 한번도 내지 않았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죠. 감독이 원하는 게 이런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었죠." 

안성기는 배우로 한 길을 걸어왔다. 어떤 배우들은 연출이나 제작에 손을 대기도 하지만 안성기는 지금까지 130여 편의 영화에 배우로만 이름을 올렸다. 

"어려서부터 아역을 하면서 삶과 연기에 있어 시행착오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어요. 연출은 도저히 못견디겠다 싶을 때, 죽기살기로 해야해요. 연출가 그릇은 따로 있어요. 배우와는 애초에 생각하는 그릇과 시발점이 달라요. 본업에 충실해야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 안성기. 결코 짧지 않은 60여 년의 시간 동안 한결 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인간적이고 겸손하면 잃는 것보다 득이 많다고 생각해요. 겸손한 자세와 주변에 휩쓸리지 않는 한결같은 자세가 중요하더군요. 배우는 일을 따라가야지 운이나 인기를 따라가면 다 도망가요. 중요한건 일하는 순간이예요. 준비하고 쏟아 부었을 때 따라오는 게 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활동하면서 어떤 분들이 변했나 보니까 정답이 거기에 쫙 있더군요. 중요한건 인기가 아니구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거구나, 관계가 허술하면 안되겠구나, 그런 정답들을 흔들림 없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왔죠."

안성기는 지난 4년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움츠러든 시기였다고 했다. 그 시기에 '사자'를 만났고, 올 하반기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독립영화 '종이꽃'과 올 가을 5.18을 소재로 한 이정국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반성'으로 관객들을 계속해서 만날 예정이다.

"슬럼프는 느껴본 적은 없어요. 오히려 그 시간이 준비기간이라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죠. 내공을 쌓는 시간을 보내다보면 그 기운이 분명히 전달될 거라고 생각해요. 오랜 세월 하다보면 항상 같을 수 없고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외부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준비기간을 갖죠. 배우로서 매력을 지켜가면서 계속 연기를 한다는 게 중요해요."

안성기는 꾸준히 아침 운동을 하며 20대 때와 변함없이 72kg 안팎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옛날 사람들이 밥 먹으면 사냥하듯이 운동을 하는 거예요. 연기자에게 체력은 내적 에너지로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무슨 일이든 벌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려면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죠. 소모돼있고 방전돼 있으면 배우로서 힘들어져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며 출연 기회가 좁아지고 있는데 그걸 확장하는 에너지가 되죠. 부상도 방지할 수 있고요."

안성기는 최근 한국영화계가 규모가 큰 영화 위주로 흘러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차타고 갈 때는 운전자(상업영화), 걸을 때는 보행자(독립영화)라고 하면 차타는 사람이 보행자의 어려움을 생각하기 힘들고 걸어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늘 어려움이 있어요. 이를 극복하려면 양쪽이 만나져야 한다고 봐요. 중간으로 오는 게 이상적이죠. 주제가 강하고 창작력이 좋은 독립영화와 관객의 즐거움을 책임지는 상업영화가 서로 부족한 걸 끌어주어 중간이 생기면 한국영화도 더 발전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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