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66년만 유족 품으로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66년만 유족 품으로

기사승인 2019. 08. 21. 10: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아들 남궁왕우 씨 "꿈인지 생시인지"
참전 당시 3세였던 아들 11년 전 DNA 시료채취
고 남궁 선 이등중사 사진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제공=국방부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국군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21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6·25전쟁 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133번째로,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례는 지난 2018년 10월 고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 번째이다.

남궁선 이등중사는 1952년 4월 30일 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3년 7월 9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했다.

전사자 유해 매장 기록지에 따르면 고인은 소총수로서 철원 상석지구 전투에 참가했으며, 1953년 7월 9일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인한 교전 중 105mm 포탄 낙하로 인해 현지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포탄 파편에 의한 다발성 골절로 인해 지난 4월 12일 우측 팔이 화살머리고지 내에서 먼저 발견됐으며, 이후 유해발굴 확장작업을 통해 5월 30일 완전유해로 최종 수습됐다.

국방부는 “고인 유해의 신원확인은 고인이 참전 당시 3세였던 아들 남궁 왕우씨(현재 69세)가 지난 2008년 등록했던 DNA를 통해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 남궁선님 유품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품./제공=국방부
고인은 1930년 7월 1일 강원도 홍천군 동면 월운리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일찍 가정을 이뤄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며, 23살에 입대를 한 그는 휴가를 한 번도 나오지 못한 채 1953년 7월 9일 정전협정 18일 전 전사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아들 남궁왕우 씨는 “지금 이 순간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꿈인지 생시인지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인의 여동생 남궁분 씨(83세)는 “살아생전 고생만 하다가 군에 가서 허망하게 돌아가셨는데, 지금이라도 오빠를 찾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이 추석을 함께 맞이할 수 있도록 귀환 행사를 추석 전에 거행할 예정”이라며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1488점이며 유품은 4만3155점이다.

국방부는 “호국의 영웅 마지막 한 분까지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6·25 전사자의 유해발굴과 신원확인을 위한 노력을 더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