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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고립만 자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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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고립만 자초한다

기사승인 2019. 09. 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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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화학탄두 장착땐 막대한 피해·살상력 엄청나
남북 신뢰구축 훼손...북한에도 타격 불가피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해 8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20여 발의 탄도 유도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북 회담의 지지부진한 진행에 불만을 표하면서 한국 중재 역할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또 노골적으로는 지난 8월 중순에 열린 한·미 간의 정기적인 연합 연습을 빌미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러가지 노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이번 연합 연습을 방어적인 참모 훈련에 중점을 두고 실시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를 빌미로 탄도탄을 계속 발사한 것은 남북 간의 상호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탄도 유도탄 발사 시현의 특징은 군사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이 많다. 우선 그 종류가 다양하다. 북한판 이스칸다르라고 불리며 우리가 KN-23이라고 이름 붙인 단거리(통상 1000km 이내) 탄도탄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스커드(SCUD) 계열 단거리 탄도탄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스커드와 달리 액체연료 대신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동·발사 준비가 용이하다.

◇북한 탄도탄 잇단 발사, 남북 신뢰구축 도움 안돼

지난 8월 10일 발사한 탄도 유도탄은 미국의 에이태킴스(ATACMS)와 유사한 모양으로 400여 km를 비행했다. 이 역시 스커드 대체용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태킴스는 여러 개 자탄이 들어 있어 넓은 지역을 일시에 초토화시킬 수 있다.

만일 두 무기체계에 신경작용제(인간과 동물의 신경계를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무기)를 포함한 화학 탄두를 장착하면 그 어떤 탄두보다 살상력이나 피해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력이 있어도 이런 종류의 살상무기를 만들거나 사용하지 않는다. 국제법적으로도 화학탄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 다음은 대구경 방사포인데 엄밀히 말해 탄도 유도탄이다. 이것은 두 종류를 개발하고 시현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모두 유도장치를 갖고 있어 전통적인 방사포가 아닌 유도탄으로 본다. 방사포 로켓은 한꺼번에 여러 발을 발사해 지역 표적을 초토화시키는 용도인데 정확성이 떨어지고 재장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이 300여발을 사격했지만 3분의 1은 섬 인근 바다에 떨어졌을 정도다. 이번 대구경 방사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되는 듯하다.

북한이 새로 개발하고 있는 무기는 남한 전체를 사거리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별다른 위협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영국·프랑스·독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있다. 각국의 이러한 반응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단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화학탄두 장착땐 막대한 피해와 살상력

이러한 북한의 새무기 개발이 왜 문제가 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모듈화를 통해 미사일의 정비와 유지·보수에 유리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되는 등 기습공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 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북한 외의 제3국으로 완제품의 수출 또는 미사일 기술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부족한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용도로 사용된다면 남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문제가 돼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KN-23이나 또 다른 새 탄도탄에 장착한다면 그야말로 문제는 심각하다. 통상 이런 경우 탄두의 위력을 1~3KT(TNT 3000톤) 이하로 제작한다. 이런 무기는 주로 군사표적을 향해 사용한다. 또 위력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사용하고자 하는 유혹이 커진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잇단 무력 시위, 국제사회 또 다른 고립 자초

게다가 북한이 미사일을 남쪽을 향해 발사할 경우 늦어도 2분이면 남한지역 목표물에 도달한다. 앞으로 북한에서 남한 방향으로 미사일 발사가 탐지되면 우리도 무조건 대응차원의 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이럴 경우 우리도 핵 탄두 미사일이 있어야만 북한에 상응하는 억제가 가능하다. 최소한 동종의 상응하는 무기가 아니면 억제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이것은 기본적인 군사력 운용개념이다.

이렇게 되는 것은 한반도 전체를 놓고 볼 때 대단히 위험하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핵무장을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이 비록 단거리 탄도탄을 개발할지라도 핵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지 못하면 그것은 결국 남한의 핵무장을 조장하게 된다는 것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탄도탄의 명중 장면을 보며 만족하고 있지만 그 장면이 기술적으로 완전한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북한체제 존속이나 김정은 일가를 더욱 안전하게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국제사회로부터 또 다른 고립을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4개월쯤 후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이라도 시현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전에 북한의 냉정한 현실 인식을 기대하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일인가?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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