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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대만, 마카오 반중 연대 조짐…중국 비상

홍콩, 대만, 마카오 반중 연대 조짐…중국 비상

기사승인 2019. 09. 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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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대만은 거의 반중에 일심동체
홍콩·대만·마카오가 홍콩인들의 대규모 반중 시위를 촉발시킨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연대를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이 분위기를 감지한 듯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난국 타개에 필요한 각종 카드들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홍콩과 중국 간의 문제로만 인식됐던 홍콩인들의 반중 정서 농후한 시위 사태는 이른바 량안쓰디(兩岸四地·중국과 대만, 홍콩 및 마카오) 전체의 현안으로 급속하게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슈아 웡
3일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고 있는 조슈아 웡(가운데) 일행. 대만과의 연대를 강력하게 희망했다./제공=롄허바오(聯合報).
홍콩 민주화 시위인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현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끄는 조슈아 웡(黃)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3일 동료 두 명과 함께 대만으로 건너가 연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홍콩과 대만 문제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웡은 대만의 타오위안(桃園)공항에 도착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제 홍콩의 1국2체제(한 개의 국가, 두 개의 체제)는 무너졌다. 중국의 압박이 너무나도 거세다. 그러나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이긴다. 대만 시민들이 우리 홍콩을 지원할 것을 희망한다. 함께 용감하게 싸워 중국의 압박을 이겨내자”라는 다분히 전투적인 뉘앙스의 발언을 통해 대만 시민들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대만 내의 분위기 역시 세 지역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의지는 강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위에 나선 홍콩인들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밝히는 것은 기본이고 향후 수만명까지 이를 가능성이 있는 망명객들에게 대만 정착 계획까지 세우도록 행정원에 지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슈아 웡 일행이 대만 내 반중 활동의 거점을 타이베이 시내의 민진당 당사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그의 평소 언행과 무관하지 않다.

대만민중당 총통 후보가 유력한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臺北) 시장의 행보 역시 주목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가 30년 전의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유사한 비극을 불러올 무력 개입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피력하면서 홍콩인들을 성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친중적 색채가 농후한 국민당을 비롯한 대만의 각 정당 지도자들에게도 홍콩을 지지하는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잊지 않고 있다. 웡과 만나 연대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카오는 상대적으로 덜하기는 하나 홍콩·대만과 연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전혀 없지는 않다. 지난달 18일 시내에서 소규모이기는 해도 시민들이 홍콩을 지원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이 무력 개입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시민들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세 지역의 연대 분위기 등만 놓고 보면 홍콩 사태는 당분간 끝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최악의 경우 중국의 건국 70주년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릴 10월 1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 당국은 무력 개입, 시민 대표자들과의 대화 자리 마련, 홍콩특구 정부의 개편 등과 같은 카드들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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