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약물 남용에 노출된 캄보디아 어린이…정부의 마약 단속 접근법, 오히려 문제 악화시키나

약물 남용에 노출된 캄보디아 어린이…정부의 마약 단속 접근법, 오히려 문제 악화시키나

기사승인 2019. 09. 10. 15: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캄보디아의 어린이들이 약물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는 2017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약사범을 잡아들이고 있지만 단속 강화로 인해 마약 복용자들이 더욱 음지로 내몰리자 접근법이 옳지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마약 사용과 관련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음지로 내몰린 마약 사범들로 인해 결국 어린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우려다.

더아세안포스트는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캄보디아(GNC)의 설문 조사 결과 캄보디아 내 어린이들의 약물 노출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최근 밝혔다. GNC의 이번 조사에는 프놈펜·반테이·멩치·바탐방·크라티·몬둘키리 지역에 거주하는 13-18세의 어린이 283명이 동원됐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마약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80%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사회에서 마약 사용 및 인신매매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72%의 어린이는 마약에 노출되거나 강제로 복용하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4%는 마약 사용을 권유받았다고 했고 3%는 마약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린 놀응키아 GNC 대표는 “마약은 지역사회·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발전에 큰 장애물이다. 정부와 경찰, 교사들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17년부터 훈센 총리가 더 강력한 마약 단속 의지를 밝히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훈센 총리는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 영감을 받아 마약 단속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만 그는 마약 사범 단속이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두고 필리핀처럼 즉결 처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 단속은 효과적으로 작용했고 캄보디아 경찰은 2017년 1만7700여명의 마약사범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마약과의 전쟁 선포 이전과 비교해 무려 80%나 증가한 수치다.

이런 긍적적인 결과에도 인권단체 및 전문가들은 캄보디아의 마약 단속 접근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단속이 심해질 수록 마약 복용자들이 더욱 음지로 몰리게 되고 어린이들은 계속적으로 마약 복용자들에게 노출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길거리에 내몰린 어린이와 청소년을 돕는 NGO 프렌즈 인터네셔널은 2017년 기준 마약 복용자의 약 5%에만 도움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2016년 40%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제임스 서덜랜드 프렌즈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마약 복용자와의 접촉이 어려워 지는 것이 결국 마약과 관련한 교육 전달을 어렵게 하고 깨끗한 주사바늘 제공을 어렵게 한다”고 조언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