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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스마트도시 구축, 빈곤층 쓰레기 더미로 내몰리나

인도의 스마트도시 구축, 빈곤층 쓰레기 더미로 내몰리나

기사승인 2019. 09.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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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추진하는 100대 스마트시티 구축의 뒷배경에는 빈곤층의 참담한 희생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안보매체인 더 디플로맷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 걸쳐 2022년까지 100개의 스마트시티 건설 계획을 밝힌 인도가 쓰레기 폭증 문제라는 큰 사회적 이슈에 봉착했다.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구의 약 33%가 거주하고 있는 도시 지역에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깨끗한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초기 계획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새다.

100개 스마트 도시 지역 중 한곳으로 꼽힌 다람살라의 외곽 수더(Sudher)마을에 거주 중인 심로 데비(59세)는 “말라리아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감염이 견딜 수 없는 수준이다. 농산물의 질이 나빠졌고 오염된 물로 인해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약 1500명의 마을 사람들이 무더기로 늘어나는 쓰레기 처리장 때문에 위험에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인도 북서부 히마찰프라데시주 서쪽에 위치한 다람살라는 스마트 도시 구축을 위해 총 3억달러(약 3581억원)의 자본이 들어간 상태다. 7만명의 주민과 1만5000명의 관광객에게 부족함 없는 전력·급수부터 빠른 인터넷·친환경 시설 등을 제공하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스마트도시 구축 과정에서 쓰레기 처리량이 급증했다. 수더와 다람살라 중간에 위치한 불법 매립지에서 악취·오염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쓰레기 더미는 건기에 내리는 비를 흡수해버려 물 공급에 차질을 주고 무더운 겨울에는 화제를 일으키는 부작용도 초래했다. 데비는 “불법적인 쓰레기 처리는 수십년동안 겪어 온 문제이지만 최근 3년동안 그 양이 더 크게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스마트 도시에는 쓰레기 처리를 위한 값비싼 첨단 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반면 처리되지 못하는 쓰레기들은 여전히 불법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는 현상이 문제의 본질이다.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다람살라 자치단체(DMC)에 따르면 현재 다람살라 지역에는 700만달러(약 83억원) 어치의 스마트 쓰레기통을 배치되고 특수 크레인 트럭에 7만9000달러(약9432만원)를 투자하는 등 최첨단 환경 시설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반해 외곽 지역에서 소를 키우는 아누라다(41세)는 “키우는 소중에 한마리는 시름시름 앓고 있어 밭 일을 하지 못하고 한마리는 이미 죽었다. 내가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가”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그는 “나는 저축한 모든 돈을 쓰레기 오염으로 발생한 피부염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00대 도시로 선정된 많은 다른 인도 지방들은 다람살라와 동일한 개발 모델을 따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은 이 전국적인 대규모 플랜이 “소수의 이익을 위해 거주지를 단지 아름답게 만들기 위함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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