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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 끝이 안 보인다, 이대로면 공멸

홍콩 사태 끝이 안 보인다, 이대로면 공멸

기사승인 2019. 09. 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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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도 장기전으로 들어갈 채비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홍콩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진지 이제 4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가는 시위에 나서는 홍콩 시민, 홍콩 및 중국 정부가 공멸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한마디로 퉁구이위진(同歸于盡), 즉 모두가 죽는 길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홍콩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6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상황은 크지는 않아도 거의 매일 산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하는 국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시위가 일상사가 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홍콩의 장래를 걱정하는 일부 식자층에서 무정부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표현까지 마다 하지 않는 것은 괜한 게 절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사태 해결의 칼자루를 쥐었다고 해야 하는 중국은 이상하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 초창기에 군대까지 투입해서라도 진압하려 했는지를 의심케 하는 자세가 아닌가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전혀 없다고 하기 어렵다. 건국 기념일인 10월 1일의 국경절 70주년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만큼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그보다는 전략적 계산에서 홍콩 사태를 마치 치지도외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장기전 돌입을 아예 작정한 채 시민들이 지치기만 기다린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실제로 홍콩 시민들은 상당히 지쳐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위에 나서는 시민들이 시간이 갈수록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당연히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이나 시민단체들은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피로감 역시 누적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홍콩 시민 정(鄭) 모씨는 “아무리 신념이 확고하다 해도 지치게 되면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중국 당국은 이를 노리는 것 같다”면서 상황이 홍콩 시민들에게 결코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산혁명
지난 2014년 가을에 발발한 우산혁명 당시의 모습. 이번 반중 시위 역시 당시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물론 홍콩 시민들은 모질게 마음 먹고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는 있다. 그게 바로 국경절인 10월 1일을 기해 이른바 삼파(三罷. 파업과 철시를 의미하는 파시罷市, 동맹휴업인 파과罷課)를 실시하는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 중국의 최대 기념일에 대놓고 재를 뿌리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중국이 무시하는 자세를 지속할 경우 상황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부 홍콩인들이 이번 시위 역시 지난 2014년 가을 발발해 실패로 끝난 우산혁명의 재판이 될 것이라면서 벌써부터 패배의식에 젖어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간은 홍콩 시민들의 편이 아니라는 말은 이로 보면 크게 틀린 분석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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