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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대기오염 1위 도시’에 스마트폰 앱 수난

베트남 하노이 ‘대기오염 1위 도시’에 스마트폰 앱 수난

기사승인 2019. 10. 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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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지수 보여주는 어플 '에어비주얼', 9월말부터 하노이·호찌민시 대기오염지수 세계 최고 수준
일부 베트남 네티즌들 리뷰 최하점, "베트남에 사과해" 공격하기도
보건당국 "대기오염 대책 마련할 것"
에어비주얼
지난 9월 말~10월 초 대기오염 지수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 ‘에어비주얼’의 대기오염 순위 모습. 하노이와 호찌민시가 극심한 대기오염을 보이고 있다./사진=에어비주얼 캡쳐
대기오염 조사·분석 업체인 에어비주얼(Air Visual)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최근 베트남 하노이·호찌민시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과 청두를 뛰어 넘는 오염 수치를 나타내자 베트남에서는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함께 조직적인 공격이 대거 발생해 파문을 일으켰다.

8일 뚜오이쩨와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지난 6일 밤부터 애플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앱 다운로드와 에어비주얼 페이스북 페이지 접근이 차단됐다. 에어비주얼 측은 7일 “베트남에서 조직적으로 부정적인 댓글이 쇄도했고 페이스북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접속 차단 이유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9월 말~10월 초께 에어비주얼 앱에서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시의 대기오염 지수(AQI)가 심각한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노이는 AQI 264, 277를 연달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지난 1일에는 위험 기준(301 이상)을 넘어선 317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하노이가 실시간 대기오염 순위 1위에 오르자 베트남 당국은 물론 시민들도 ‘비상’이 걸렸다. ‘좋음’, ‘보통’, ‘건강에 해로움’ 등 총 6단계의 오염등급 가운데 하노이는 최고등급인 ‘위험’ 단계에 해당했고 초미세먼지도 기준치의 3~5배를 초과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는 앱에서 1위인 하노이의 수치를 캡쳐한 사진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환경 당국도 시민들에게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하노이·호찌민시에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에어비주얼 측이 “데이터를 조작했다”·“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35만명에 이르는 팔로워를 지닌 화학강사 부 칵 응옥은 “에어비주얼이 자사의 고가 마스크·공기측정기를 판매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다”며 “본래 안개가 심한 시기인데 하노이를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몰아간다. 사람들이 대기 오염으로 죽기 전에 공포에 시달리다 죽을 것”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앱 리뷰에 별점 1점(최저 평점)을 남기고 어플을 신고·삭제하라. 에어비주얼이 사과하게 만드는 여론을 조성하자”는 그의 주장에 베트남 네티즌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베트남발(發) 집단 공격으로 인해 결국 에어비주얼 접근이 차단되자 다시금 각성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일부 학자·기자와 논객들은 이같은 행동을 “근거없이 감정에 호소하는 일종의 사보타주 행위”라고 지적했다. 에어비주얼 측이 응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사태가 커지자 응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에어비주얼이 데이터 수집 방법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정확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며 “이것이 부정적인 리뷰를 남기게 했고 베트남에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했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에어비주얼 측이 8일 밤부터 다시 베트남에서의 다운로드와 접속 허용을 재개하며 이번 사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하노이·호찌민시를 비롯한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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