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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보험통’ 대신 ‘관료 출신’ 대표 선임…성공 가능성은

롯데손보, ‘보험통’ 대신 ‘관료 출신’ 대표 선임…성공 가능성은

기사승인 2019. 10. 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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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이 새 주인인 ‘JKL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 체제’로 새출발한다. 롯데손보는 신임 대표이사로 최원진 JKL파트너스 전무를 선임했다. 1973년생인 최 대표는 금융관료 출신으로, 보험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올랐다. 강민균 JKL파트너스 부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사외이사도 고위 관료 출신을 비롯해 금융권 핵심 인사들로 전면 교체됐다. 이번 인사로 JKL파트너스 임원진이 롯데손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이는 대주주로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란 입장이지만 ‘젊은 CEO’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호흡이 긴 보험업의 특성상 대표이사의 자질 가운데 ‘경험’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데, 최 대표는 보험 관련 경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통상 사모펀드는 보유지분 처분 등을 통한 재무적 투자 성과에 중점을 둬 기업의 지속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경영진을 새로 꾸린 롯데손해보험은 가장 시급한 과제인 자본확충에 나선다. 금융당국 권고치 아래로 떨어진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달 내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과거 그룹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시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에 높은 의존도를 어떻게 낮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최 전무를 대표이사(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사외이사·감사위원도 전면 교체했다. 강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앉혔고, 사외이사에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윤정선 국민대 경영대 교수가 선임됐다.

앞서 JKL파트너스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5월 24일 롯데손보 지분 58.49% 중 53.49%를 JKL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금액은 3734억원이다. 호텔롯데가 가진 롯데손보 지분 5%는 계속 유지된다.

최 대표 선임은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대개 보험사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구조조정 후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데 집중해왔다. 이와 관련해 JKL파트너스 측은 “국내 토종 손보사인 롯데손보의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도록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롯데손보 인수에 핵심 역할을 해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행정고시 43기로 공직에 입문했다. 2000년부터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에서 근무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자문관을 거쳤다. 2015년 기재부를 떠나 JKL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새 이사진 역시 쟁쟁한 이력의 금융권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는 롯데손해보험을 향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박 명예회장은 재정경제부 차관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신 고문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 윤 교수는 현재 한국파생상품학회장을 맡고 있다.

‘JKL체제’로 출범한 경영진은 우선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이달 안에 JKL파트너스와 호텔롯데가 참여하는 3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롯데손보의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40.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유상증자 이후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90%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롯데 계열사 물량에 의존해왔던 점은 경영 리스크로 꼽힌다. 여러 신용평가사들은 대주주 변경에 따라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소멸됐다는 이유로 롯데손보의 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자산규모는 총 자산의 절반에 이르는데, 롯데 계열사 비중이 36%에 달한다. 호텔롯데 지분 5%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계열사 물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유상증자 후에도 롯데손보가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JKL파트너스는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을 안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 등 JKL파트너스의 적극적인 지원은 재무건전성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향후 규제 이슈를 고려하면 지속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해 새로운 대주주가 적극적인 지원 태도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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