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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식 자리보다 친구 모임에서 폭음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손 교수는 ‘김영란법’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해 직장 회식문화가 간소화됐으나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소비패턴이 달라진 것으로 보고 사회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음주예방 정책과 교육홍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손 교수는 지난해 4월20일부터 27일까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음주를 한’ 만 19~60세 성인 3000명(남성 51.1%, 여성 48.9%)을 대상으로 술에 대한 태도, 소비, 음주 행태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성들 중 47.3%는 주된 폭음 상황(한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으로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라고 답했다. 이어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26.0%), ‘소수의 동료들과 업무 뒤풀이’(20.6%)를 꼽았다.
여성 역시 ‘소수의 친구들과 친목 도모’가 52.9%로 가장 많았다. ‘다수의 동료들과 회식’은 19.4%로 뒤를 이었다.
고위험 음주군(주 2회 이상 한 번에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에서도 친목모임이 50.1%로 가장 높았다. 회식(22.8%), 뒤풀이(17.9%) 순이었다.
‘업무와 관련된 술자리가 많아서 술을 많이 먹게 된다’는 항목에서도 남성은 ‘아니다’(32.4%)는 응답이 ‘그렇다’(31.7%)는 응답보다 높았다.
여성의 경우 ‘그렇다’고 답한 인원이 14.9%에 불과한 데 비해 ‘아니다’고 답한 비율이 56.3%에 달했다.
특히 손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알코올 ‘섭취량’과 ‘음주 횟수’를 종속변수로 둔 회귀분석을 통해 이에 영향을 미치는 15개 변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알코올 섭취량과 음주 횟수 모두 친구들의 음주량과 가족의 음주 여부가 공통으로 가장 큰 영향요인으로 나타났다.
또 가정 내 음주를 허용하는 분위기를 살펴보면 적정 음주는 60%, 과음에 대한 허용은 11%로 집계됐다. 가족 모임 때 가끔 술을 마신다는 비율은 45%, 술을 자주 마신다는 비율도 33.4%로 나타나 10명 중 8명이 가족 모임에서 음주를 한다고 답했다.
손애리 삼육대 교수는 “회식 술자리가 줄어든 것은 다행스러운 현상이지만 가정에서의 술 문화가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최근 TV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술을 권하거나 마시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술에 대한 관대한 인식을 갖게 하고, 술로 인한 폐해로 연결되기 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