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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9부 능선…1.1조원 물린 금융권 ‘안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9부 능선…1.1조원 물린 금융권 ‘안도’

기사승인 2019. 1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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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찾기’가 9부 능선을 넘자 금융권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매각이 유찰됐다면 아시아나항공 몸값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경영정상화도 요원해져 은행들의 대출금 회수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으로 2조4000억원 넘게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에 1조원가량 투입한 금융권도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9월 말 현재 은행권 장·단기 차입금만 460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22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출입은행 975억원·SC제일은행 678억원·농협은행 520억원·우리은행 124억원·광주은행 67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 4월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이 1조7300억원어치를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과는 별개다.

앞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5000억원을 지원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마이너스대출 형태로도 8000억원어치를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나머지 3000억원은 지급보증여력 확충 목적으로 보증한도(스탠바이 LC) 형태로 지원해줬다. 1300억원가량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에 빌려주고 주식 45.3%를 채권단이 가져왔다. 영구채 매입 5000억원과 금호고속에 빌려준 1300억원 외에는 여차하면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예비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와 함께 NH투자증권(330억원)·KB증권(210억원)·키움증권(142억원)·BNK투자증권(130억원)·신영증권(110억원)·우리종금(100억원) 등 증권사와 종금사에 발행한 기업어음(CP)까지 합산하면 1조1000여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추가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권에서만 아시아나항공의 토지·자회사 지분 등을 담보로 1조1000여억원어치를 쥐고 있는 상태다. 지분증권에 대한 장부가 13억원어치와 항공기 2268억원어치에 대해선 산은이, 토지·건물 등 5120억원어치에 대해선 산은·우리은행·SC제일은행이, 재고자산에 대해선 2350억원어치를 수출입은행이 담보를 설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 은행의 신용장 개설 등을 위해 담보로 제공된 예금만 741억원이 또 있다.

아시아나항콩 자회사들에 대해선 아시아나에어포트의 주식 476억원어치인 60만주가량이 우리은행에, 아시아나세이버의 주식 405억원어치인 16만주와 아시아나개발 주식 320만6600주(261억원어치)·아시아나에어포트 주식 40만주(318억원어치)·에어서울 주식 350만주는 산은과 수은에 담보로 잡혔다. 아시아나IDT 주식 510만6500주(858억원)·에어부산 주식 2064만주(1288억원)는 대신증권과 한국증권금융, 케이프투자증권에 담보로 제공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이 순조롭지 못하면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담보로 쥐고 있는 주식 등의 자산마저 가치가 하락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컨소시엄의 인수 의지가 높아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는 큰 난관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새 주인을 맞아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내년 3분기까지 차입금 2200여억원어치를 우선 상환한 뒤 순차적으로 갚는다는 계획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찰 마감 후 밝혀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인수 희망가가 애경 컨소시엄보다 6000억원 높은 2조4000억원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의지가 확실한 만큼 사실상 유찰 리스크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매각을 위한 본협상에 들어갔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을 출범시켜 내년 상반기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DC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됐으나, 매각 방식 및 분리 매각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협상 과정이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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