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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 다시 안올것”…우리은행, KPI 전면 개편

손태승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 다시 안올것”…우리은행, KPI 전면 개편

기사승인 2019. 1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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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은행 성과평가제도(이하 KPI)에 대해 대대적인 손질에 나선다. 그간 외형과 성장 위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흔들렸던 고객 신뢰를 바로잡고, 더 나아가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이다. 손 회장이 그간 민영화, 지주 전환, 외형 성장 등 현안이 많았던 탓에 잠시 소홀했던 ‘고객 중심’이라는 기본을 다잡으면서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번에 전면 개편하는 KPI의 핵심은 고객 중심으로 평가하고 그간 과도한 경쟁의 원인으로 지적돼왔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없애는 것이다. 손 회장은 이날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이같은 내용의 KPI 전면 개편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KPI 제도 개편안은 ‘DLF 사태’를 거치면서 나온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앞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주요 선진국들의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F 상품을 판매했지만 이들 국가의 금리가 하락해 대규모 손실이 나면서 논란을 겪었다. 금융당국도 판매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고 은행에서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못 하도록 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발표한 KPI의 주요 개편방안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다. 우선 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했다. 영업점 부담을 덜어주면서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 수익률 등 고객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고객 중심 영업문화가 정착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비이자이익 지표도 폐지한다.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 가운데 비이자이익 지표는 아예 없애고 이자·비이자이익 등 수익성을 통합해 평가하는 지표인 조정 위험조정이익(RAR)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수수료 수익에 목맨 영업방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해 단기실적보다는 꾸준한 고객기반 확대가 더 우대받는 방향으로 개선키로 했다.

손 회장은 상품별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실적을 독려하기보다 고객과 영업점의 선택을 받도록 해 본부 부서들의 상품·서비스 경쟁을 강화한다. 또한 WM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뉜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상품과 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등 조직개편의 큰 틀도 제시했다.

손 회장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KPI 개편에 나선 것은 고객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지주사로 전환한 후발주자인 만큼 리딩뱅크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6657억원으로, 경상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신한·KB·하나금융 등 경쟁사들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 이에 고객 신뢰를 회복하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고,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되면 다른 금융지주사들과의 리딩뱅크 경쟁에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KPI 개편안은 기존의 외형 위주 영업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고객중심, 내실위주 영업으로 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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