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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활약 중국 태자당 스파이 파문, 일파만파

홍콩 활약 중국 태자당 스파이 파문, 일파만파

기사승인 2019. 12. 0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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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호주 선거에 개입, 국제문제 비화 가능성도
홍콩에서 활동하던 중국 스파이라고 자처하는 왕리창(王立强·27)이라는 청년이 최근 대만과 호주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공작을 진행했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분위기로 볼 때는 중국과 호주 정부 간의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높다. 이 공작에 혁명 원로들의 자제나 친인척인 태자당 멤버들까지 깊숙하게 개입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향후 중국과 대만·홍콩·호주 등이 모두 연관된 정국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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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재 중국 정보기관의 총책으로 알려진 샹신 창신투자공사 총재./제공=대만 즈유스바오(自由時報).
홍콩과 호주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파문을 몰고 온 주인공은 고작 20대 후반에 불과한 왕리창이다. 홍콩 주재 중국 방위산업체 투자사인 창신(創新)투자공사의 직원으로 일하다 최근 돌연 호주 안전정보원(ASIO)에 망명 허용을 조건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창신투자공사의 현재 총재인 샹신(向心·56)의 지시 하에 가짜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대만과 호주에 수차례 들어가 공작을 진행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11월 지방선거 당시 상당 규모의 금품을 살포, 야당 정치인들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1월 11일 열릴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공작을 진행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호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친중파 의원을 원내에 진출시키기 위한 공작을 진행했다는 것이 왕의 주장이다. 호주 ASIO는 이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버지스 ASIO 원장은 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면서 “적대적인 외국 정보활동이 호주 안보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신투자공사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 업체는 방위산업체 투자사라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외신들은 태자당의 멤버들이 다수 관련된 중국 정보기관이라고 추정한다. 샹 총재를 비롯한 역대 총재들은 대부분 태자당 멤버로 알려지고 있다. 샹신의 경우 중국 당국은 부인하고 있으나 혁명 원로로 유명한 예젠잉(葉劍英) 전 국가주석의 외손자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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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보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샹신 창신투자공사 총재. 타이베이 시내에서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제공=즈유스바오.
샹 총재는 최근 사업 명목으로 타이베이(臺北)에 들어갔다가 간첩 혐의로 현재 대만 정보 당국에 억류돼 있다. 왕리창의 폭로에 분노한 대만 민진당 정부의 입장에 비춰보면 조만간 기소돼 재판받을 공산이 크다. 나아가 총통 선거가 끝날 때까지 중국을 규탄하면서 정국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범민주 진영과 호주도 마찬가지다. 특히 호주는 철저하게 왕리창 사건을 파헤쳐 1000여명에 이른다는 중국 간첩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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