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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리딩뱅크 도전하는 조용병]⑥ 끝. 연임 걸림돌과 앞으로 과제는

[아시아리딩뱅크 도전하는 조용병]⑥ 끝. 연임 걸림돌과 앞으로 과제는

기사승인 2019. 12.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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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인선 한 달 빠르게 시작
최종 면접 프레젠테이션 준비 한창
회추위 열고 5명 쇼트리스트도 발표
법률리스크 그룹 경영안정성에 영향
강력 경쟁자 위성호 전 행장도 변수
연임해도 숙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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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지난달 본격 개시했다. 내년 1월 시작될 것으로 봤던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빠르다. 신한금융이 이처럼 인선 절차를 당긴 데는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불협화음을 진화하고, 조직 안정과 경기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금융권 안팎에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대내외적으로 조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회장 임기 동안 성장가도를 달리며 리딩금융 위상을 되찾아왔고, 보험사와 부동산 신탁사를 비롯해 해외 금융사들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M&A 귀재’의 면모도 톡톡히 보여줬다. 차기 회장 후보는 다음 주 결정될 예정이다. 조 회장이 다른 후보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변수도 있다. 금융당국의 우려와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의 경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그 동안 재일교포 주주나 그룹 내 고위 인사들을 접촉하며 경쟁에 적극 뛰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조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 관련 법률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과제는 산적해 있다. 신한금융은 국내서는 1등이지만 세계무대에선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다. ‘깃발꽃기식’ 양적 팽창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또 조 회장이 추진해 왔던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도 마무리해야 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날 회추위를 열어 5명의 쇼트리스트를 발표했다.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오는 13일 회의를 열어 이들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진행한 뒤 회장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용병 회장도 최종 면접을 위해 경영전략과 그룹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보다 인선 절차가 빨라진 데는 조 회장의 재판과 함께 자회사 최고 CEO 인사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게 되면 회추위에서도 이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회사 CEO를 추천하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주 회장이기 때문에, 조 회장의 연임이 결정돼야 자회사 인사도 정통성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는 조 회장의 채용비리 재판이다. 1심 선고가 1월 중 나올 예정인데 실형을 받게 되면 연임을 하더라도 경영상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구속이 되면 경영 공백이 발생하게 돼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강력한 경쟁자인 위성호 전 행장도 부담이다. 위 행장도 그룹 내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신임을 받기 위한 노력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 역시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알고 있는 만큼 위 전 행장을 깜짝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과의 관계도 껄끄럽게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인선작업이 시작되자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를 우려했었다. 이날 신한지주 사외이사를 불러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조 회장의 채용비리 리스크에 대해 고려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11일부터 금감원 종합검사를 받고 있다. 당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서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현안이 많다. 그가 추진해온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신한금융은 존재감이 크지 않다. 영국 국제금융전문지 ‘더뱅커’가 지난해 선정한 상위 100대 금융그룹 순위에서 신한금융은 63위에 머물렀다. 미국과 중국, 일본 주요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남방을 돌파구로 삼아 추진해왔다.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외교적 갈등도 없어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신남방 지역 국가를 적극 공략해,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 153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깃발꽂기식 진출을 지적한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아세안금융연구센터장은 “무분별하게 진출할 게 아니라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집중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전문인력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화학적 결합도 이뤄내야 할 과제다. 신한금융은 내년 초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화 하고 내후년에는 신한생명과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영업채널이나 주력 상품 등 성격이 많이 달라 합병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사들과 경쟁하고 그룹사들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합병을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 동안 조 회장이 진해왔던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카드는 이미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자본시장을 담당하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P자산운용은 경쟁사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특히 올해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신한금투가 초대형 IB로 도약하고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받게 되면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강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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