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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다들 올리긴 할 텐데…” 자동차보험료 인상 손보사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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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12. 09. 06:00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한화손보·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보험료 요율 검증을 의뢰했습니다.

보험개발원의 요율검증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의 명분을 얻기 위해 거치는 절차입니다. 보험개발원은 사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들을 분석해 2~3주 후 그 결과를 보험사에 전달하게 되는데요. 결과를 받은 손보사들은 자체 전산작업 등의 준비절차를 거쳐 인상된 요율을 반영하게 됩니다.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려는 이유는 치솟는 손해율 때문입니다.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삼성화재가 97.6%, 현대해상 97.0%, KB손보 98.5%, DB손보 98.5% 등 1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손보업계가 말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 수준입니다. 사업비 등을 감안하면 보험을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는 것인데요.

손보사들은 좀더 일찍 보험료를 올리고 싶어했지만, 이미 올해 두 차례 인상을 한 까닭에 더 이상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습니다. 보험료 인상은 정부도 쉽게 용인하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가 바뀌는 만큼 조속히 보험료를 올리기 위해 요율 검증을 나선 것입니다.

인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서로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입니다. 총대를 누가 메느냐를 놓고 눈치싸움 중인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럴 때 삼성이 맏형답게 총대 메고 딱 올려주면 참 좋은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요율검증을 제일 먼저 신청한 KB손보가 총대를 메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곳들도 있고요.

이 때문에 보험개발원에서 결과가 나와도 보험사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보험료 인상을 내년 설 명절 이후로 미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료를 얼마나 올릴지에 관해서도 조심스럽습니다. 보험사들은 내심 10%는 올렸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원하는 만큼의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인 만큼 금융당국도 인상폭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내년엔 총선도 있는 만큼 업계는 ‘많아야 5% 인상’을 점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냥 인상을 억누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죠.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자동차보험에서 아예 발을 빼려는 손보사도 나타나는 상황이니까요.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 추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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