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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株, 1년새 시총 7.5조원 증가…핵심사 주가 ‘고속 질주’

현대차株, 1년새 시총 7.5조원 증가…핵심사 주가 ‘고속 질주’

기사승인 2019. 12.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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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78조에서 86조원으로 증가
자동차 제조 종목 줄줄이 상승세
'투자자 소통' 현대위아 43% 최고
미국 액티브와 합작법인도 한 몫
비주력계열사 20~40% 하락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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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침체에 빠진 증시마저 비껴간 곳이 있다. 현대차그룹株다. 61조원 규모 투자계획, 30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 카드를 적극적으로 동원했다. 또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2조원가량을 투자해 세계적 자율주행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발표한 직후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주력사업인 자동차 제조 업종이 연초 대비 큰 폭 오르면서 현대차그룹 주가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현대차그룹주는 모두 12개다. 연초 78조5002억원이었던 현대차그룹주의 전체 시총은 지난 6일 기준 86조86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식가치는 1년 만에 7조5084억원으로 늘었다. 12개 종목 중 연초 대비 주가가 오른 곳은 7곳이다. 장 많이 오른 곳은 현대위아로, 연초 대비 43.0% 상승했다.

그룹 중추인 현대차를 비롯해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종목이 줄줄이 상승했다. 연초 11만4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6일 현재 11만8500원으로 4%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3만2800원에서 4만3800원으로 33.5% 급등했다. 현대모비스는 1년 사이 33.2% 올랐고, 그룹 내에서 시총 규모 4위를 기록한 현대글로비스가 15.9% 상승했다.

이는 작년과 다른 모습이다. 자동차 제조 관련 종목은 지난해 동기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약 20% 미끄러졌다. 현대차를 대상으로 모듈·엔진·변속기 등을 납품하는 현대위아는 40%가량 폭락했고 현대글로비스는 2%가량 하락했다. 주요 수출시장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량 감소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는 우선 뚜렷한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37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사업 호황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0.6%, 29.4% 증가했다. 현대위아 영업이익 역시 287.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9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경영진이 직접 투자자와 소통하는 등 시장친화적인 행보를 펼치는 것도 한몫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 4일 여의도에서 주주·애널리스트·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향후 6년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장은 모빌리티·자율주행 부문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2025년까지 총 61조1000억원을 미래사업과 신차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같은날 주주 및 시장과의 신뢰 확대 차원에서 자사주 취득 결정도 발표했다. 내년 2월까지 총 3084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투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주주가치 제고 기조를 유지한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자사주 비중은 당시 5.4% 및 그룹 내 지분 29.1%였는데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약 40% 물량이 유통주식수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효과를 낼 전망”이라며 “지난 6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30%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배당성장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는 현재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나선 상태다. 전통적 완성차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나온 자율주행 부문 투자 소식에 발표 당일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전일보다 각각 2.70%, 5.45% 상승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발표 다음날 3.18% 올랐다.

증권가는 특히 현대차그룹 내 주요 전기동력차 부품 공급사인 현대모비스를 주시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2020년 현대차그룹의 사업·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가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3월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으나 의결권 자문사와 일부 주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가 개편안의 주 내용이다.

수익창출력 약화와 회복 지연, 글로벌 수요 부진, 중국 실적 저하 등은 현대차의 리스크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은 지난달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제조업종을 제외한 비주력계열사 주가 고전도 뼈아픈 대목이다. 올해 3월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상장일 대비 45.2% 하락했고 현대로템(-44.9%), 현대제철(-30.8%), 현대건설(-23.4%) 등이 하락했다. 현대로템은 주력부문인 철도사업 대규모 적자로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어닝쇼크가 지속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초까지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상황이었고 현재 제자리를 향해 가고 있다”며 “올해 3% 수준인 영업이익률을 2025년까지 8%로 끌어올리고 6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는데, 이같은 청사진을 맞춰나가면 주가는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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