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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를 찾아줘’ 유재명 “다작의 이유 없어…배우로서 많은 작품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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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를 찾아줘’ 유재명 “다작의 이유 없어…배우로서 많은 작품 하고 싶어”

이다혜 기자 | 기사승인 2019. 12. 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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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유재명/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나를 찾는 시간이요? 배우 유재명, 인간 유재명으로서 잠시 멈춰 있을 때 저를 돌아 볼 수 있는 소소한 시간인 것 같아요.”

2019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12월. 배우 유재명은 그 누구보다 바쁘게 달려왔다. tvN 드라마 ‘자백’, 영화 ‘비스트’ ‘악인전’ ‘돈’ ‘윤희에게’ 등에 출연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었다. 올해 마지막을 마무리할 작품은 영화 ‘나를 찾아줘’다. 그는 마을의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무마하려는 경찰 홍경장 역을 맡았다.

지난달 27일 개봉된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유재명이 맡은 홍경장은 아들을 찾기 위해 나타나 정연이 마을의 질서를 위협하자 경계하고 정연을 돌려보내려 한다. 이 과정에서 유재명은 영화 속 대표 악역을 맡았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에 대한 반응과 악역 연기를 소화한 것에 대해 “그동안 작품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많이 쌓아둬서 괜찮다”며 유쾌한 농담과 함께 진지하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홍경장은 악역이 되어야 하는 구조지만, 개인으로 보자면 평범한 인물 같아요. 큰 사건과 사고 없이 일하고 있는 작은 공동체가 별일 없이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낚시터도 잘 돼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정연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그 질서가 깨지잖아요. 홍경장은 공무원이라는 조그만 완장을 차고 있는 사람이고, 자기가 하는 일이 나쁘다는 걸 잘 몰라요. 돈 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민원이나 잘 처리해주죠. 그런데 정연이라는 인물이 평화를 깨려고 하니 불편하게 느껴요. 감독님이 만든 상징의 구조 안에 있는 인물이고, 이중적이고 다중적이라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캐릭터에요.”

유재명은 자신이 맡은 홍경장의 복잡한 캐릭터를 통해서 영화가 전달하는 실종아동과 아동학대 그 이상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전달되길 바랐다. 영화가 담고 있는 아픔이 폭력이 아닌 타인과 공감하지 못하는 현실 속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작품을 만들면서 인위성을 덜어내고자 노력했죠. 영화가 허구지만 마지막에서 허구와 현실을 혼동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여서 주변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홍경장은 우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의 자화상 같아요. 남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어른들의 모습이죠.”
 

'나를 찾아줘' 유재명/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나를 찾아줘’는 김승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데뷔작으로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초청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나를 찾아줘’를 오랜 시간 준비했고,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유재명은 신인이지만, 노련한 김 감독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엔딩으로 갈수록 꽉 채우는 힘이 좋아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데뷔를 하는 감독답지 않게 노련했고, 감독으로서 배우와 감독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풀어주더라고요. 촬영할 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 해보라고 이야기 해주고, 넘치는 부분은 절제를 해줬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작업을 하면서 많이 만났는데 이미 영화를 시작하기 전 형, 동생으로 지내는 사이가 됐어요. 그리고 엔딩으로 밀고 가는 힘이 좋았어요. 상징과 비유도 좋았고 엔딩에 가까울수록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도 분명했고 희망적인 메시지까지 좋았어요.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높았어요.”

영화는 실종아동, 아동학대부터 신안 섬 노예 사건 등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접한 관객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유재명은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우리가 접하는 뉴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건사고들이 나와요. 허구의 이야기를 하는 건 직업적인 사명감이 있는데 제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허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아픈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영화가 추구하는 건 이 영화를 통해 현실을 돌아보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당사자이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에게 방관자일 수도 있어요. 좋은 영화이지만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할 수 있도 있어요. 영화를 접하신 관객분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유재명은 14년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이영애와 호흡을 맞췄다. 이영애는 유재명과의 연기에 대해 “리딩할때부터 불꽃이 튀고 남달랐다”며 그의 연기를 극찬한 바 있다. 이에 유재명 역시 이영애와의 연기가 강렬한 경험을 줬다며 함께 격한 격투신을 촬영한 소감을 전했다.

“이영애 선배와는 거친 장면과 아픈 장면이 많았어요.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죠. 열정적인 배우들보다 훨씬 더 열정적이었고 친절하셨어요. 작업에 대한 열망도 크셨어요. 이영애 선배와는 멋진 액션이 아니라 양보할 수 없는 처절한 격투신을 촬영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어요. 저에게 영광이었죠.”


유재명에게 ‘나를 찾아줘’는 그의 종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의 쌓아온 작업물들이 이번 작품에서 종합적으로 보여진 것 같아요. 저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보여드렸지만 이제 또 다시 다음 영화와 다른 배역을 기다려요. 영화는 살아있는 것이라 한번 나온 순간 아쉬움은 남아도 놓아줘야 하고, 저 자신도 또 다른 발전을 경험해야 해요.”

유재명은 2019년 쉴 새 없이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그가 다작을 하는 이유는 배우로서 해야 할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이미지 소비에 대해 걱정이 되지 않나냐는 우려의 말들도 있지만 그는 연기를 하는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다작의 이유는 없어요. 독립영화, 상업 영화, 드라마 등 작품 선택 기준도 없는 것 같아요. 이미지 소비가 되면 어때요. 그것도 제 모습인 것 같아요. 배우는 사실 힘든 일이에요. 어쨌든 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너무 버겁거나 감당할 수 없는게 생긴다면 잠시 쉬거나 놓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유재명은 자신을 찾는 시간으로 휴식과 산책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과정들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준다고 털어놨다.

“유일하게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죠. 그때는 소주 한 병,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좋겠어요. (현실이)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에 배우 유재명, 인간 유재명으로서 잠시 멈춰 있을 수 있을 때가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소소한 시간인 것 같아요.”


'나를 찾아줘' 유재명/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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