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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000여개 가까운 현(縣)과 시(市) 정부들이 지고 있는 공식 부채 규모는 18조위안(元·30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약간 상회하니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숨겨진 부채가 상당한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외신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곳에서는 60조위안 전후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파산에 직면한 지방 정부가 1000여개 가까이에 이른다는 비관적 통계가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악성 채무자를 일컫는 라오라이(老賴)라는 치욕을 요즘은 이 지방 정부들이 뒤집어쓰고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공무원들의 월급을 제때 지급하는 것도 무척이나 버거운 일이 되고 있다. 대략 1500여개 정도의 지방 정부에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각급 기관장들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아오라는 압박까지 받는다는 것이 외신의 전언이다. 노예나 다름없는 최악의 상황을 감내하고 있다.
중국 중앙 정부는 현재 국면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미리 불을 끄지 않으면 화마가 중앙 정부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채 해결과 관련해서는 적극성을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공식 통계를 인용한 채 그래도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밝히기만 한다. 런민(人民)대학의 샹쑹쭤(向松祚) 교수는 “부채 문제가 한계에 봉착했을 때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하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지금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중앙 정부가 수수방관할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