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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기 연계 2차 ‘중대시험’ 후 방한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카드는

북, 핵무기 연계 2차 ‘중대시험’ 후 방한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카드는

기사승인 2019. 12. 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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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15일 방한, 17일 방일...북미협상 재개 방안 논의 주목적
북, 비건 방한 앞두고 '중대시험'...미 양보 압박
북미, ''화염과 분노' 2017년 회귀 가능성
트럼프·김정은 회귀로 얻는 것 없어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15일 한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기대했던 만큼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15일 한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고 청와대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7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로 건너가 카운터파트인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난다.

비건 특별대표의 한·일 동시 방문은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도발 움직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방안 마련이 주목적이다.

북한은 비건 특별대표의 한·일 방문 시작 전인 13일 당초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지난 7일 이후 엿새 만에 두 번째 ‘중대한 시험’을 강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양보’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차 ‘중대한 시험’을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며 핵 프로그램과 연계해 연말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트럼프 행정부가 ‘레드라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20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진행된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연말 시한에 대해 “북한에 의해 설정된 인위적 데드라인이고, 유감스럽게도 그들 스스로 설정한 데드라인”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북한의 연말 이후 도발 가능성에 대해 “이 외교가 시작되기 전의 더 도발적인 단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나는 그것이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따라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인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해제와 관련한 ‘유연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이 “북한의 계산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동창리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2일(현지시간)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10m 길이 트럭 등이 포착되는 등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11일 촬영된 새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수직 엔진 시험대 인근의 연료 ·산화제 저장고 옆에 길이 10m의 트럭이 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38노스는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물체도 인근에서 포착됐지만 해상도가 낮아 분명한 평가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엔진 시험대 서쪽의 관측시설에서도 차량이 한 대 보였다고 부연했다. 38노스는 이러한 트럭과 차량 등의 구체적 활동과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않았다./사진=Airbus Defence & Space/ 38 North=연합뉴스
◇ 북·미 관계, 2017년 회귀 가능성...박정천 북한 총참모장, 강경 메시지 속 발언 수위 조절...에스퍼 미 국방, 대북 외교적 관여 강조

이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언급한 ‘새로운 길’을 선택, 레드라인을 넘는다면 북·미 관계가 2017년 ‘화염과 분노’ ‘완전한 파괴’ ‘핵 단추 크기’ 논쟁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한의 첫 번째 ‘중대 시험’ 발표 후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고 시인하면서 그가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이 ICBM 도발 등 북한의 ‘레드라인 월경(越境)’으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은 북·미 관계가 긴장 속에서도 과거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대표적인 외교 치적으로 내세워온 대북 외교적 관여가 물거품이 돼 재선 가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아울러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적 관여 정책을 궁지에 몰아 군사 옵션 고려 쪽으로 내모는 것으로 김 위원장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북한 총참모장이 14일 밤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미 강경 메시지 속에서도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그 전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진전하는 유일한 방법은 외교적·정치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북·미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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