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이가 시려서 뭘 먹을 수가 없어요

[칼럼] 이가 시려서 뭘 먹을 수가 없어요

기사승인 2020. 01. 02. 12:1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오상민 민플란트치과 원장
오승민 민플란트치과 원장
“얼마 전에 뭘 씹다가 갑자기 찌릿하게 시리고 아프더니 또 괜찮다가 다시 아프다”고 호소하시면서 치과병원을 찾는 분들이 적지 않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치아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는 충치나 치아뿌리 염증을 찾는 일보다 더 많은 노력과 검사가 필요하다.

심지어 정확히 어떤 치아에 증상이 있는지 확인이 되더라도,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치료를 뒤로 미루고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또한 이렇게 증상을 지켜보던 어느 날 치아가 부러져 내원하는 돌발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진단과 치료에 많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치아가 시리고 찌릿한 것일까?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치아에 과도하게 씹는 힘이 작용하여 마모가 진행됨으로써 치아에 미세한 금(crack tooth)이 진행되어 쪼개지는 힘이 발생한 경우다. 이런 경우는 찬물, 찬바람에도 시릴 뿐만 아니라, 씹을 때 간헐적으로 찌릿하거나 시큰하게 아프다는 표현을 주로 하게 된다.

대부분 이런 증상은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증상과 통증이 심해져서 치과를 내원하게 된다. “어제 밥 먹다가 깜짝 놀랄 만큼 아팠어요” “나물 먹다가 감전된 것처럼 찌릿했어요”와 같은 통증을 호소하는 게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는 금이 간 정도에 따라 신경치료와 보철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둘째는 칫솔질을 하거나 찬물을 먹을 때 시리거나 시큰하다고 표현하는 경우다. 주로 30대 중·후반 이후의 환자분들이 이런 호소를 하는데, 자세히 보면, 치아의 목 부위가 부러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치아와 잇몸사이 부위, 즉 치아의 목 부위에 날카롭게 치아가 파여 나간 형태로 형성되며, 치아 부위가 온도나 칫솔질에 반응을 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해당부위를 간단하게 떼우는 치료로 마무리가 될 수 있다.

위의 두 경우 외에도 치아가 시리고 찌릿한 증상은, 치아에 충치가 생긴 경우에 혹은 치아가 잇몸을 뚫고 갓 맹출(萌出)한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강하게 씹는 힘 혹은 이를 악 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 등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젊을 때 했던 격한 운동을 피하고 몸을 사리는 게 보통이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은 드물다. 나이가 들어 생활을 하면서 관절이 시큰해지는 것은 곧바로 자각하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을 삼간다. 이에 반해 치아가 시큰한 경우는 단순히 치과를 방문해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회복이 절대 될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백세 시대를 살고 있다. 평균수명이 그만큼 길어지고 있기에 나이가 들면서 관절을 아끼고 몸을 아끼는 것처럼, 치아도 소중히 아껴야 한다.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서 금이 가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치아를 사용해야 한다. 또 이를 악무는 등 나쁜 습관이 없는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예부터 치아가 좋은 것을 오복(五福) 중 으뜸으로 쳤다. 고른 치아가 주는 아름다움은 차치하고라도, 끔찍한 치통도 적고 나이가 들어서 빠진 이 때문에 겪는 불편도 없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강한 치아가 주는 행복은 이제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치아가 시리거나 찌릿했던 적이 있다면 만사 제쳐두고 치과부터 방문하는 게 현명하다. 치아를 잃고 난 뒤 후회한들 너무 늦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