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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이어티] 일본군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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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이어티] 일본군 위안부

신대원 기자 | 기사승인 2009. 01. 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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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국 일본, 인권 선진국 갈 길 멀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해묵은 화두다. 1992년부터 시작된 피해 할머니들의 일본 대사관 앞 수요 항의집회가 만 17년을 맞이했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일본이 여전히 진실을 외면하고 있고 우리 사회도 조금씩 둔감해지고 있다. 일본이 독도문제를 도발할 때는 뜨겁게 달아올랐다가도 이를 심도있게 고발한 독도 다큐멘터리는 차갑게 외면한 것과 같은 양상이다.<편집자 주>

20일 또 한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숨을 거뒀다.

2년여간 투병해오던 한옥선 할머니가 이날 새벽 노환으로 생을 마감한 것. 향년 90세. 한 할머니는 19세가 되던 1938년 취업사기로 연행돼 중국 길림성, 태원, 오수이징 등지에서 위안부로 모진 고통을 겪었다.

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됐던 위안부 피해자 234명 가운데 93명만이 남게 됐다.
 
피해자들의 평균 연령이 80대 중반에 이르는 고령이다 보니 해마다 사망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6년 6명, 2007년 13명이었던 사망자는 지난해에는 12월 5일 돌아가신 한도순 할머니를 포함해 15명으로 늘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관계자는 “할머니들의 연세가 연세이다 보니 최근 3년간 한해 평균 10여명 이상씩 돌아가시고 있다”며 “건강하신 축에 속하는 분들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한 일본대사관 앞 항의집회를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리고 한여름의 무더위나 한겨울의 맹추위 속에서도 단 한번의 중단도 없었다. 21일에도 849번째 수요집회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날이 추워지면서 할머니들의 집회 준비물도 늘어났다. 벙어리장갑과 마스크, 스티로폼으로 만든 간이 방석 등이다.

할머니들은 차가운 날씨보다 얼굴을 알든 모르든 같은 처지에 있던 할머니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뜰 때 더 큰 서늘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할머니들은 “일본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며 일본정부의 조속한 ‘범죄’ 행위 인정과 사과, 그리고 법적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요지부동이다.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여성 20여만명을 강제 연행 납치해 일본군의 성노예로 만든 범죄행위를 생생한 증언을 통해 공개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수요집회가 849차례에 이르는 동안에도 일본 대사관은 문을 굳게 닫은 채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1993년 비엔나 인권회의 결의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포함된 이래 일본의 만행에 대한 규탄과 배상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1996년 국제노동기구(ILO) 전문가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성노예로 ILO 29호 협약을 위반한 사례이므로 일본 정부는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을 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 인권위원회(HRC)도 같은 해 진상규명과 사죄, 법적 책임 등의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가 채택됐다.

2007년에는 미국 하원을 비롯해 네덜란드, 캐나다, 유럽연합(EU)에서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0월에도 “일본이 아직도 위안부 동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며,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사죄하고 그들의 존엄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권이사회는 특히 “일본은 학생과 대중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이를 부인하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반박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은 위안부 문제의 ILO 총회 의제 상정 자체를 가로 막는 등 피해 할머니들과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묵살하고 있다.

자국민 납치자 문제 등을 이유로 국제무대에서 대북 인권결의안을 주도하며 인권국가 행세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셈이다.

한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안선미 정대협 간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드러났듯이 이명박 정부는 한일관계를 지나치게 경제논리로만 접근하고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할머니들도 상당히 분노하시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간사는 최근 국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배상권을 가족 등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장례식을 시민단체가 지킬 수밖에 없을 정도로 복잡한 집안사정을 갖고 계신 할머니들이 많다”며 “취지는 이해되지만 한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실 때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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